더 이상 '한국 괴물'이 아니다. 이제는 'LA 괴물'이다.
류현진이 23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류현진은 오후 2시50분께 부모님과 에이전트인 전승환 보라스 코퍼레이션 코리아 이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가벼운 복장과 발걸음이었다. 짙은 청바지와 하늘색 운동화로 멋을 부린 류현진은 상의 역시 하늘색 후드 티를 택했다. 그런데 후드 티가 유독 눈에 띄었다. 검은색 글자로 선명하게 '몬스터 인 엘에이(Monster in LA)'가 적혀있던 것이다. 한국 무대를 평정한 괴물이 LA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일종의 자신감. 역시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약 12시간의 비행을 마치면 LA 공항에서 대기 중인 현지 취재진과 다시 인터뷰를 한다. 팬 미팅과 애리조나 공식 훈련 등 '다저스맨'으로서 본격적인 첫 걸음을 떼는 만큼 현지 언론의 관심도 상당하다. 이 때 강인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게 바로 후드 티에 적힌 문구다. '몬스터 인 엘에이'. 류현진의 후드 티는 조만간 공식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류현진은 이날 그 동안 밝힌 시즌 목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두 자릿수 승수와 낮은 평균자책점 등의 목표는 예전과 다름없다"면서 "첫 해인만큼 신인왕을 꼭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입단 계약을 위해 처음 LA로 건너갈 때 보다 지금이 더 긴장된다"며 "부담을 얼마나 빨리 떨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그러나 한국에서 하던 대로 던지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 다저스에서 3~5선발 중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사이영상 출신의 왼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올 스토브리그 FA 최대어였던 잭 그레인키가 각각 1,2선발이다. 나머지 세 자리를 놓고 류현진과 조시 베켓, 채드 빌링슬리가 경쟁을 해야 한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부터 청백전, 시범경기가 치러지는 3월까지 다른 2명의 투수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류현진은 역시 "3선발로 뛰기 위해서는 캠프 동안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20일 정도가 남았다. 충분히 몸 상태를 끌어올려 공을 던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처음이라고 너무 무리하지는 않겠다. 미국은 한국보다 경기 수가 많고 등판 일정도 빡빡하다. 체력 훈련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현지에 도착하면 26일 LA 시내에서 열리는 구단 팬 미팅 투어에 참가해 새해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이후 2월초 애리조나로 이동해 13일부터 예정된 팀 합동 훈련에 참가한다.
인천공항=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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