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전문직 20대 미혼 여성'과 '중졸 60대 자영업자'.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이들의 평균 모습이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지난 1년간 호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게 없다고 여겼다.
23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14명을 설문해 발표한 '경제적 행복감 현실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국민의 경제적 행복지수는 전반기보다 0.8포인트 떨어진 40.4(100점 만점 기준)에 그쳤다. 응답자의 80.6%는 경제적 행복감이 1년 전보다 후퇴하거나 제자리 걸음이라고 답했다. 소득 감소(39.5%), 물가 불안(33.8%), 주택 등 자산가치 하락(11.4%), 일자리 불안(11.0%), 복지혜택 감소(4.3%) 탓이다.
행복지수는 각자 처한 사정에 따라 달랐다. 성별로는 여성(40.6)이 남성(40.2)보다 높았고, 미혼자(43.4)가 기혼자(39.7)보다 더 행복했다. 직업별로는 공무원과 전문직의 행복지수가 각각 57.9, 55.8로 가장 높았고, 자영업자(34.2)는 기타 및 무직(32.8)과 비슷했다. 소득이 많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경제적 행복감은 커졌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행복감이 줄어드는 것(20대 45.9→60대 이상 35.7)도 특징이다.
조호정 선임연구원은 "종합하면 경제적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대졸 이상의 전문직에 종사하는 고소득 20대 미혼 여성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기혼, 50~60대, 자영업자, 2,000만원 미만 저소득자의 경제적 행복감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해선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새 정부가 귀하의 행복감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 각각 44.8%, 12.7%가 '변화가 없을 것'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고,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42.5%였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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