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최근 경기회복과 관련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미국 재정절벽(대규모 재정긴축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급락)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일부 해소 ▲유럽 재정위기 우려 완화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7개월 연속 기준선(100) 상회 등을 근거로 꼽았다.
다만 그는 "대내외 위험 요인이 상존해 경기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래서 현재 경제상황을 '그레이 스완'(Gray Swan)에 빗댔다. 발생 확률은 극히 낮지만 경제에 초대형 충격을 주는 블랙 스완과 달리 그레이 스완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위험이 남아있는 상황을 뜻한다. 박 장관은 세계경제포럼(WEF)이 '글로벌 리스크 2013'에서 지적한 소득격차와 만성적 재정 불균형 등 50개 중장기 위험요인을 소개한 뒤 "정부는 그레이 스완으로 대변되는 위험과 구조적, 중장기적 위험요인에 대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세계경제가 위기에서 한 걸음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김 총재는 "3~4년 전까지도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위기가 상대국의 탓이라고 비난하는 발언이 많았으나,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제가 경제회복을 위한 '탄력적 역동성'인 것처럼 이젠 국제 협력을 논하는 것으로 시대의 기운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뉴욕 월가에 시위대가 등장했던 게 불과 1년 전임을 감안하면 (과거의 위기 수습단계에서) 한 발짝 더 진전한 것"이라며 "올해는 세계경제에 더 밝고 미래지향적인 과제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참석자들 역시 올해 세계경제가 주요국의 정책대응 강화, 금융시장 불안 완화 등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고, 국내 경기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참석자는 "과도한 환율 변동성 축소 필요" "각 경제주체에게 성장의 과실을 적절히 분배"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에 대비해 외국인 근로자 유입 확대 고려" 등의 의견을 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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