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윤 9단 ●백홍석 9단본선 16강전 제7국
앞 장면에서 강동윤이 하변 흑돌을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로 좌상귀를 지켰으므로 백홍석이 1, 3으로 하변 흑돌을 살린 건 당연하다. 이때 백이 12로 막기 전에 슬쩍 우하귀에 4로 껴붙인 게 기민한 응수타진이다. 흑이 1로 받을 수는 없다. 2, 4로 귀의 주인이 바뀐다. 백홍석이 일단 5로 물러섰지만 강동윤이 6부터 10까지 아낌없이 선수 활용한 다음 12, 16으로 처리해서 깔끔하게 수습했다.
흑도 17, 19로 모양을 정비한 건 당연한데 이때 강동윤이 손을 빼서 20으로 상변에 선착한 게 철저한 실리파다운 독특한 발상이다. 다음에 21로 젖히는 수가 뻔히 보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에서는 누구나 1, 2를 먼저 교환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그러면 흑도 좌우가 튼튼하게 연결되는 게 싫다. 그래서 강동윤은 상변 큰 자리를 먼저 차지한 다음 23, 25 때 26으로 좌우의 흑돌을 분리해서 계속 공격하려는 생각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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