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49년 태어난 일본 베이비붐 세대(단카이 세대)의 은퇴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의 대량 퇴직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줄어든 반면 이들이 젊은이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21일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65~69세 인구의 평균 취업률은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37%를 기록했다. 구직단념자 등을 제외한 경제활동 참가율도 같은 기간 38.2%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표를 근거로 단카이 세대의 은퇴 속도가 예상보다 늦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일본에서 단카이 세대의 대량 퇴직에 대한 우려가 처음 나온 것은 47년생이 만 60세가 되는 2007년이었다. 하지만 당시 많은 기업이 정년을 65세로 늘리거나 재고용제도를 도입했고 이 때문에 5년 뒤인 2012년 대량 은퇴의 봇물이 터져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단카이 세대는 오랜 직장 생활의 노하우를 활용, 경제 활동에 참여하면서 은퇴 시기를 늦추고 있다.
인재 파견 회사인 휴먼리소시아의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시니어 전문 인력 모집을 통해 60대를 중심으로 500~600명의 인력을 확보했다"며 "오랜 기간 기업 근무를 통해 익힌 경험을 활용하려는 중소기업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에서 고령자 연장 고용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젊은층 고용에 악영향도 우려된다.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 3곳 중 한 곳이 고령자의 정년을 연장할 경우 젊은층 고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단카이 세대는 경험을 살리거나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아 절박감은 약하다"며 "젊은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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