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대로와 이태원로, 돈화문로 등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주말에 차가 다닐 수 없는 '보행전용거리'가 된다. 지난해 시범 실시한 세종로 일부 구간의 차 없는 거리 운영은 3월부터 매월 셋째 주 일요일로 정례화된다.
서울시는 21일 보행 환경 및 관련 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10개 사업이 담긴 '보행친화도시 서울 비전'을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동차에 중독된 도시 체질을 바꿔 보행친화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그 취지를 강조했다.
시는 보행전용거리를 '주말형'과 '전일형'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첫 주말형 보행전용거리로 지정된 세종로(광화문 앞 삼거리→세종로 사거리, 550m 구간)는 3월부터 매월 셋째 일요일(오전 6시~오후 7시)에 차가 다닐 수 없게 된다. 6월까지 월 1회, 9~10월 중 주 1회 실시한 뒤, 내년부터는 양방향에서 전면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강남대로(신논현역 사거리~강남역 사거리, 770m 구간)와 이태원로(녹사평역 교차로~해밀톤 호텔 앞, 500m 구간), 돈화문로(돈화문 삼거리~종로3가 5호선역, 550m 구간) 등도 주말에 차 없는 거리가 된다. 시 관계자는 "해당 자치구들의 신청에 따라 이들 3곳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한 뒤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시범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일형 보행전용거리'로는 세계음식거리가 있는 이태원길, 패션 거리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젊음의 거리인 홍대 앞 어울마당로 등이 지정될 예정이다.
보도 확장, 안전시설물 설치 등 보행환경이 개선되는 보행친화구역 5곳도 2014년까지 조성된다. 시내 첫 대중교통전용지구인 연세로와 역사문화탐방지역인 성북동길, 보행인구가 많은 강변로(광진구), 영중로(영등포구), 대학로 등이 그 대상이다.
안전한 보행환경을 위한 방안들도 추진된다. 폭 10m 내외의 생활권 도로는 '생활권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돼 차량 속도 저감시설, 보행자 우선 표지판 등이 설치되고, 차량 속도도 시속 30㎞ 이하로 제한된다. 등ㆍ하교 시간 대 차량통제가 이뤄지는 '어린이 보행전용거리'는 화계(강북구), 용마(광진구) 등 10개 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시범 운영된다. 주택가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생활권 이면도로에서 차량 속도를 낮추는(편도 1차로는 시속 40㎞→30㎞, 편도 2차로는 60㎞→50㎞) 방안도 경찰과 협의 중에 있다.
이 밖에 시는 노인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의 보행 속도에 맞춰 보행자 신호등의 녹색시간도 현행 1.0m당 1초에서 0.8m당 1초로 늘릴 계획이다. 또, 광화문과 안국동 등 도심 내 모든 교차로에 횡단보도를 전면 설치하는 방안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서울의 교통난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단은 단계적으로 시범 운영을 해 나가면서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차량 이용자들의 불만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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