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세계신기록은 다음주 작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상화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이 같이 말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손을 번쩍 들기도 했던 이상화는 "이곳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면서 "다음주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때 작성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화가 언급한 2013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는 27,28일 이틀 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다. 500m 1,2차 레이스 기록과 1,000m 1,2차 레이스 기록을 모두 합산해 우승자를 가린다. 이상화는 지난달 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압도적인 기량 차로 우승하며 이 대회에 출전한다.
관심은 이상화가 또 한번의 세계 신기록을 작성할지 여부다. 경기가 열리는 솔트레이크시티 오벌은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과 함께 세계 기록의 산실로 불리는 곳이다. 앞서 스피드스케이팅의 세계기록은 모두 캘거리와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나왔다. 팀추월을 포함해 14개 남녀 주요 종목 가운데 7개가 캘거리에서, 나머지 7개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작성됐다.
두 경기장은 모두 고지대에 위치한 공통점이 있다. 솔트레이크시티 오벌은 해발 1,425m에, 캘거리 올림픽 오벌은 해발 1,034m에 지어졌다. 0.01초를 다투는 스피드스케이팅은 공기 저항에 민감한 종목이다. 선수들은 전신 수영복처럼 공기 흐름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특수소재 전신 경기복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고지대 일수록 공기 밀도가 낮아 저항을 덜 받고 질주 할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이사는 21일 "선수들이 캘거리와 솔트레이크시티를 유독 편하게 여긴다. 그 동안 체계적인 훈련으로 완벽한 컨디션을 유지했던 이상화도 부담 없이 스케이트를 탔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고도가 높은 만큼 산소도 희박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그러나 한국 선수단은 매년 캘거리에서 6주 이상 전지훈련을 하기 때문에 이런 조건에 대한 적응도 많이 돼 있는 편이다. 솔트레이크시티도 마찬가지다.
또 한 번의 빙속 역사를 노리고 있는 이상화는 22일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적응에 돌입한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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