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금전관념 소비 저축 미래대비 등에 대한 금융태도가 낙제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이 성인(18~79세) 1,068명의 금융이해력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맞춰 면접방식으로 측정해 14개국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금융태도 점수(5점 만점)는 3점으로 평균(3.3점)보다 떨어지는 13위에 그쳤다.
금융태도 부문은 질문에 동의할수록 점수가 낮다. 예컨대 우리나라 국민은 "돈은 쓰기 위해 있는 것"(2.5점), "저축보다 소비에 더 만족"(3.1점) "오늘을 위해 살고 미래는 걱정하지 않음"(3.5점) 등 3가지 항목이 모두 14개국 평균(각 2.8점, 3.2점, 3.7점) 이하였다. 특히 젊은 계층(18~29세)의 금전관념(2.4점)과 소비선호(2.9점)가 중년층보다 0.2~0.3점 낮았다. 그만큼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노후 준비가 부실하고 당장의 만족을 위해 아낌없이 쓴다는 얘기다.
반면 금융지식과 금융행위 부문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금융지식(8점 만점)은 5.6점으로 14개국 중 4위였다. 다만 8개 항목 중 분산투자 효과, 대출이자 개념(각 1위), 위험과 수익간 관계(2위) 등 금융행위와 관련된 지식은 아주 높은 반면, 화폐의 시간적 가치(14위), 원리금 계산(12위), 복리 개념(10위) 등 기본개념은 취약했다.
금융행위 부문은 적극적인 금융상품 정보수집(88%), 가계 예산 수립(59%) 등에 대한 압도적인 응답 덕에 전체 5위에 올랐지만 재무상황 점검(15위), 각종 대금의 적기 납부(13위), 지불능력 점검(12위) 등 합리적 금융활동의 기본요건은 미흡했다.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능력을 벗어난 지출과 대출에 별 위험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전반적인 금융이해 수준은 양극화가 뚜렷했다. 금융지식 행위 태도를 아우른 금융이해력 종합점수(22점 만점)는 체코와 공동 7위인 14.2점으로 14개국 평균(13.9점)보다 조금 높았다. 그러나 소득 및 교육 수준이 높은 계층일수록, 대도시 거주자일수록, 자영업자보다는 급여소득자일수록 금융이해력 수준이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태도가 가계부채 악화, 가계저축률 하락 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과장광고나 불완전판매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계층간 금융지식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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