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국(68) 헌법재판소 소장이 21일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이 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가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오로지 헌법 제정 권력자인 국민과 역사의 평가만을 기준으로 삼고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의 퇴임은 이동흡 신임 헌재 소장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 등 논란과 관련해 특히 관심을 모았다. 이동흡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이 소장이 퇴임, 헌재 소장 공백 사태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소장은 이를 의식한 듯 퇴임사에서 헌재의 정치적 독립을 당부했다. 그는 "헌재는 확실한 정치적 독립과 중립은 물론 여론과 언론으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는 "사회갈등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는 헌재 수장은 국민의 박수를 받으며 취임해야 하는데 질타를 받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동흡 후보자 자질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소장은 2007년 1월 전임 윤영철 소장의 뒤를 이어 헌재 소장이 됐다. 그는 SNS 선거운동 규제에 대해 한정위헌, 인터넷 실명제법에 대해 위헌, 야간집회 금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는 등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로 헌재의 신뢰를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헌재 위상 강화를 위해 2011년 헌법재판연구원을 신설하는 한편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 창설과 2014년 제3차 세계헌법재판회의 국내 유치에도 성공했다.
전북 임실 태생인 이 소장은 전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법원도서관장, 대전지법원장, 대법관 등을 역임한 뒤 헌재 소장에 취임했다. 그는 퇴임 후 법률구조공단 무료 법률상담, 대학 강의 등을 통해 사회 봉사 및 후학 양성에 전념할 계획을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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