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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거리 로켓 핵심부품 대부분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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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거리 로켓 핵심부품 대부분 자체 제작

입력
2013.01.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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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12월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의 핵심 부품 대부분을 자체 제작해 조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미국 서부까지 날아가는 사정거리 1만㎞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방부가 21일 공개한 북한 장거리 로켓 1단 추진체 잔해 최종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엔진 계통의 터보 펌프와 가속 모터, 연소실, 보조 엔진, 연료통, 산화제통 등 핵심 부품 대다수는 북한이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도ㆍ압력 센서 등 일부 전자기기 센서와, 카메라 전선 등 부수 장치에 필요한 10여개 부품은 중국과 유럽 등 5개 국가에서 수입한 상용 제품이었다. 이 중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저촉되는 부품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누구나 그 나라에 가면 쉽게 사올 수 있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신흥협력국인 이란, 시리아 등 중동국의 제품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상용품들을 MTCR 규제 품목에 추가할지 여부는 국제적 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아울러 이들 제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를 위반하는 금융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는 북한을 상대로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한편, 무기 활동 전반과 관련한 금융 거래도 전면 차단하고 있다.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유엔과 MTCR 사무국에 북 로켓 1단 추진체 잔해 조사 결과와 함께 로켓 상용 부품에 표기된 제조 국가명을 통보할 계획이다.

로켓 1단 추진체의 추력은 120톤 규모로 재확인됐다. 이 정도면 500㎏의 탄두를 싣고 북한에서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서부 지역까지 1만㎞ 이상 운반할 수 있다. 추진체는 27톤급의 주 엔진 4개(108톤)와 3톤급 보조 엔진 4개(12톤) 등 8개를 결합해 사용했다. 아래위로 각각 36도씩 움직일 수 있는 4개의 보조 엔진은 로켓의 방향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엔진 자체 방향을 조절해 로켓 자세를 잡아주는 나로호와는 다른 방식이다.

1, 2, 3단 분리 기술도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북한은 1단 속도를 줄이는 제동 모터 6개와 2단 속도를 높이는 가속 모터 4개를 장착하는 기술을 적용했는데, 이들 모터의 역할 덕에 1, 2단이 안정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나로호는 이런 모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연료통과 산화제통의 경우 산화제인 적연질산(RFNA)에 의한 부식을 막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마그네슘 합금(AlMg6)을 재료로 사용했다. 북한이 보유한 로켓용 알루미늄 합금 기술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여러 개의 패널을 이어 붙여 만든 산화제통의 용접 부분이 균일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공법은 조악하다"면서도 "제작 수준이 조악하다고 해서 기술 수준도 조악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군은 서해상에서 수거한 북 로켓 잔해 10점에 대해 지난 9일까지 29일 간 국방부 정보본부 측과 미국 전문가 등이 포함된 군ㆍ민 관계자 52명이 참여해 분석작업을 진행했다.

군 관계자는 "그간 관측과 달리 북한이 이란, 시리아 등 중동 신흥 협력국에 핵심 부품과 기술을 역수출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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