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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키우기, 아들보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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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키우기, 아들보다 어려워"

입력
2013.01.2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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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키우기와 딸 키우기, 둘 중 어느 쪽이 부모에게 더 많은 노력과 인내를 요구할까. 개인 차이가 있고 나라별 변수가 존재하지만 남자아이 키우기가 더 버거울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수가 많다. 남아가 여아에 비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청소년기에도 음주ㆍ폭력 사건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딸 키우기가 아들 키우기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오래된 믿음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0일 '딸 키우기는 부모의 새로운 전쟁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 년 사이 여자아이들만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딸 키우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보도했다.

남자아이들이 부모 속을 썩이는 이유가 공격적 행동이나 ADHD 등 외적인 것이라면 여자아이들은 정신적 요인 때문에 생기는 문제로 부모 속을 타게 한다. 지난해 영국 자선단체 너필드 재단 조사에 따르면 불안ㆍ우울 장애를 가진 15, 16세 소녀의 비율은 30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했다. 보건부 조사에서는 이 나이 대 소녀의 절반 이상이 최소 한 달에 한번 이상 과음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식욕 관련 장애도 여자아이들이 자주 경험하는 문제다.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이나 식욕이상항진증(폭식과 토하기를 반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10%가 15세 소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고민 상담서비스인 차일드라인에 자해 문제로 도움을 요청한 청소년이 지난해 68% 증가했고 이 중 대부분이 소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녀들이 성관계를 시작하는 나이도 빨라졌고 성병에 걸리는 빈도도 증가했다.

최근 여자아이들이 겪는 문제점을 다룬 책 를 출간한 심리분석가 스티브 비덜프는 "소녀들이 지나치게 조숙해졌다는 게 문제"라며 "부모 세대의 18세는 지금의 14세이고 예전의 14세가 지금의 10세"라고 말했다. 선정성 높은 TV 프로그램이나 무분별한 음란물 홍수가 아이들의 조숙을 부추겼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비덜프는 딸들의 정신적ㆍ정서적 안정을 확보해 주는 방안으로 ▲아이 방에서 TV 등 디지털 기기 퇴출 ▲컴퓨터 다운로드에 음란물 필터링 장치 설치 ▲SNS 이용 시간 한계 설정 ▲페이스북에 부모를 '친구'로 설정하도록 하기 ▲딸의 방을 뒤지지 말되 성적인 문자를 주고받는다고 의심되면 휴대전화를 검사하기 등 부모의 적극적 관심을 주문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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