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산타 할아버지가 컴퓨터도 할 줄 아네." "그럼. 너희들 가르쳐 주려고 열심히 공부했단다."
지난달 24일 성탄절 전야를 맞은 서울 방배동 '하나복지학교 지역아동센터'에서 특별한 수업이 벌어졌다. 평소 컴퓨터를 이용할 기회가 거의 없던 센터 아이들 앞에 20여명의 산타클로스 선생님들이 컴퓨터와 함께 나타나 깜짝 특강에 나섰다. 아이들은 텅 빈 공간을 순식간에 채운 10여대의 컴퓨터에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산타 선생님의 수업이 시작되자 이내 눈을 크게 뜨고 집중했다.
이곳을 찾은 산타들은 바로 지난해 말 탄생한 하이트진로의 사내 봉사팀 'IT 서포터즈' 회원들이다. 본사 및 협력업체 직원 중 컴퓨터 관련 업무를 맡은 직원들이 모여 이날 첫번째 재능기부 활동에 나섰다. 센터 관계자는 "단순히 컴퓨터를 기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손수 활용법까지 가르쳐 줘 아이들에겐 잊지 못할 선물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주류기업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7월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과거엔 연말ㆍ연초 특정 시기에 소수 인원이 모여 1회성 행사를 여는 게 전부였지만, 앞으론 전담부서 내 인력을 토대로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사내 여러 봉사팀 가운데 하나인 IT 서포터즈도 전국 각 지역아동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더불어 사내 직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봉사 마일리지' 같은 장려 방안도 만들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내세운 사회공헌활동의 기본 목표는 '꾸준함'이다. 다양한 형태의 기부행사를 연중 진행해 사내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대표적 활동이 지난 하반기 세 차례 진행한 자선 바자회다. 우선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하이트' 모델 김연아와 '참이슬' 모델 문채원이 참석해 다문화 돕기 자선바자회 및 온라인 경매, 사인회 등을 진행했다. 이때 모인 총 1,000여만 원의 수익을 기부했다.
지난 연말 마지막으로 열린 바자회에선 65개 협력사와 하이트진로 본사가 모금액을 1대 1로 내는 '매칭그랜트' 방식을 취해 의미를 더했다. 당시 협력사 직원들이 내놓은 의류, 생필품 등은 총 2,000여점에 이른다. 이를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해 약 1,270만원의 판매수익을 올렸다. 회사는 여기 맞춰 같은 금액을 내놓아 총 2,540만원을 기증했다.
최근에는 결식아동들을 돕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한끼식사나눔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참여 직원들이 매일 한 끼에 해당하는 식사금액을 내놓으면 이를 한달 간 모아 재단에 전달하는 행사다. 김인규 사장은 행사 첫 기부자로 나서 분위기를 달구었다. 참여 직원들에게는 임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새해 덕담이 든 '포춘쿠키'도 나눠줬다.
다른 기업과 손잡고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유통업체 이마트와 함께 지난해 11월 한 달간 공동기획을 통해 참이슬 매출 가운데 일부를 적립, 연탄 3만3,300개를 사랑의 연탄나눔운동본부에 전달했다. 또 서울 남태령 전원마을의 경우, 하이트진로와 이마트 임직원이 직접 독거노인들에게 연탄 1,000장을 배달하기도 했다.
지방도 빼놓지 않았다. 군산, 여주, 양양 등 총 25곳에 달하는 전국 지방 중소도시 인재육성을 위해 현지 판매수익 중 일부를 적립, 장학기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참이슬 한 병당 적게는 5원에서 많게는 20원씩 떼어내 조성된 금액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억5,400만원에 이른다. 특히 1998년부터 인연을 맺은 경기 이천 시민장학회에 총 6억2,200만원을 지원했다.
하이트진로는 여기 그치지 않고 사회공헌을 해외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 호주까지 총 6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주류기업인 만큼 현지 단체와 적극적 제휴를 통한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밖에 사회공헌 홈페이지 개설 및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운영, 소비자들과 소통 폭을 넓히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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