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저고도 공중 공격ㆍ침투에 대응하는 방공 레이더가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됐다. 사각지대 없이 적기 침투를 감시할 수 있게 된 데다 1,000억여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된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저고도(3㎞ 이하), 저속 항적 감시용 국산 중거리 3차원 탐색 레이더가 지난달 군의 운용시험평가(OT)를 통과하고 '군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이 다음 달 양산 계획을 승인하면 내년까지 4대가 공군, 1대가 육군에 각각 실전 배치된다. 거리ㆍ방위ㆍ고도 정보를 제공하는 3차원 방공관제레이더가 국산화된 것은 처음이다.
저고도 방공관제레이더는 24시간 전방 지역 공중을 감시하다가 저고도 영공에 들어온 적기가 탐색되면 경보를 신속히 전파하고 중앙방공통제소(MCRC)에 항적자료를 실시간 제공한다. 반경 200㎞ 이내 탐지가 가능하다. 침투한 적기가 목표 지역에 도달하기 전 원거리에서 격파하도록 우리 방공포를 유도하는 요격 관제도 주요 기능 중 하나다.
현재 우리 공군은 미국산 중ㆍ장거리 방공관제레이더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중거리 저고도 레이더 'TPS-65'는 노후화된 데다 고도까지는 알 수 없는 2차원 레이더여서 교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국산 저고도 레이더는 산악이 많은 한국 지형을 설계에 반영, 사각지대까지 제대로 감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군의 평가다. 또 일체형 송ㆍ수신기를 독자 개발해 규모를 소형화함으로써 기동성을 키운 것도 장점이다.
2007년 말부터 5년여 동안 300억여원이 투자된 이번 저고도 레이더 개발사업은 방사청 개청(2006년) 이후 국내 방위산업체가 직접 연구ㆍ개발(R&D) 전반을 주도한 최초 사업이다. 사업을 주관한 LIG넥스원 관계자는 "업체가 독자적인 핵심 기술과 함께 개발ㆍ시험ㆍ생산 등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갖추게 된 사례는 해외 국방선진국에서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 레이더가 전력화하면 소형 항공기 등을 이용한 적의 침투ㆍ공격 탐지와 실시간 동시 통합 방공 작전 수행이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수입대체와 수출 등 경제적 효과도 클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저고도 레이더 국산화로 획득비와 운영유지비를 포함한 1,000억여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된다"며 "향후 장거리 레이더를 추가로 개발해 2017년까지 수입산 중ㆍ장거리 레이더 전량을 국산 제품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민수용 공항 관제레이더(ASR) 시장 진입과 아시아 등 연안ㆍ도서ㆍ산악 지형 국가들을 상대로 한 수출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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