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달 말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두 분의 만남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접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는 28일 열리는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개막식에 초청돼 4박 5일 간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수치 여사는 29일에는 서울시청 신청사 집무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접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과 수치 여사의 만남은 29일 박 시장 접견 전후에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박 당선인과 수치 여사는 모두 아시아의 대표적 여성 정치 지도자로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당선인이 부모를 모두 흉탄에 잃은 것과 마찬가지로 수치 여사도 2살 때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암살되는 등 두 사람 모두 비극적 가족사를 지녔다. 아울러 두 사람은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정치에 입문했지만 오랜 기간 자신의 정치력을 발휘하면서 정치 지도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수치 여사는 1988년 영국에서 귀국한 뒤 군부 독재에 맞서 민주민족동맹(NLD)를 조직하고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가택연금과 구금, 석방을 반복하면서도 비폭력 평화투쟁을 고수해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0년 11월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후 지난해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수치 여사는 박 당선인과의 면담 후 광주를 방문해 31일 국립 5ㆍ18 민주묘지 참배와 전남대 강연, 광주인권상 수상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내달 1일 서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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