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설계 재미건축가 박기서씨 별세

미국 건축계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계 전문인으로 꼽히는 재미 건축가 박기서 그루앤어소시에이트 전 대표가 1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경기중ㆍ고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한국전쟁으로 부산으로 피난한 박 전 대표는 1953년 3월 단돈 80달러를 들고 도미했다. 이스트 로스앤젤레스 칼리지 건축학과를 거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다. 61년 건축설계회사 그루앤어소시에이트에 입사해 20년 후 사장이 된 그는 미국 건축학계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로스앤젤레스의 105번 프리웨이를 비롯해 코리아타운플라자 등 30건이 넘는 건축물 설계 및 도시계획에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63빌딩, 교보빌딩, 송도 스마트밸리 등의 설계에 참여했다. 로스앤젤레스 재건위원회 고문위원, 한미연합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미국 최대 한인은행 BBCN은행 초대 이사장을 거쳐 명예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