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9층짜리 빌딩을 통째로 성매매에 사용한 속칭 '풀살롱' 업소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업주와 관리자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단속 공무원의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20일 강남구 삼성동 소재 한 빌딩에 유흥주점과 호텔을 차려놓고 성매매 영업을 해온 혐의(성매매알선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로 주점 관리자 정모(35)씨와 성매매 여성, 성매수 남성 등 20명을 현장에서 검거해 정씨와 주점 실 소유주 신모(5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2010년 6월부터 이 빌딩에 유흥주점 2곳을 차린 뒤 성매매 여성 100여명을 고용해 손님 1명당 3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신씨는 빌딩 지하 1층과 지상 4, 5층 유흥주점에서 손님과 여종업원이 유사성행위를 하게 한 뒤, 6~9층의 호텔 객실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빌딩의 나머지 2, 3층은 카운터와 여종업원 휴게실로 사용하는 등 건물 전체가 성매매 장소로 사용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신씨 등은 이 같은 방식으로 하루 평균 2,400만원, 2년 7개월 동안 200억여원의 불법수익을 올린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업소는 오후 8시 이전에 오는 손님에게는 5만원을 할인해 주는가 하면 손님이 많을 경우 순번대기표를 나눠주는 등 기업형 영업을 했으며, 호텔 객실 안에 비상등을 설치해 단속반이 들이닥치면 카운터에서 알려주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은 이 업소가 합법 유흥주점으로 가장해 2년 넘게 영업할 수 있었던 배경에 관할 구청 공무원, 경찰 등과의 유착관계도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일대에만 풀살롱 업소가 100여 곳이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단속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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