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은 없었다. 대신 팬들과의 소통에 신경 썼다. 말춤을 추는가 하면 세발 자전거를 타다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팬들과 함께 인간 컬링 게임을 하며 표적지에 가깝게 밀어 넣도록 집중했다. 평소 '무게'를 잡고 벤치를 지키던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미션 수행을 위해 코트에서 팔굽혀 펴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여자농구 올스타 선수들은 체육관을 가득 채운 5,036명과 하나가 됐다.
여자프로농구(WKBL) 별들의 잔치인 KDB금융그룹 2012~13 올스타전이 20일 경북 경산체육관에서 열렸다. 11회째를 맞은 올스타전이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무대는 경기 시작 전부터 팬들의 열기로 들끓었다.
경기는 중부 선발(우리은행ㆍ하나외환ㆍKDB생명)이 86-80으로 남부 선발(삼성생명ㆍ신한은행ㆍKB스타즈)을 제압했다. 최우수선수(MVP)는 기자단 투표에서 33표 중 21표를 받은 중부 선발 김정은(하나외환)이 선정됐다. 이날 16점을 올린 김정은은 지난해에 이어 최초로 2년 연속 MVP를 수상했다. 또 부상으로 200만원을 받았다.
5년 만에 외국인 선수들도 올스타전을 함께 했다. 2002년 당시 올스타에 뽑혔던 나키아 샌포드(하나외환)는 올해 또 한번 코트를 밟았다. 샌포드는 정규리그 때 던지지 않던 3점슛을 시도해 성공시킨 이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는 만세 세리머니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덩크하는 선수'로 유명했던 앰버 해리스(삼성생명)는 아쉽게도 덩크슛을 선보이지 않았다.
경기 막판에 불꽃이 튀었다. 남부 선발은 종료 1분 전 김단비(신한은행)가 3점슛을 넣어 81-80으로 앞섰다. 역전을 허용한 중부 선발은 곧바로 임영희(우리은행)가 3점슛으로 맞불을 놓고 전세를 뒤집었고, 이후 이승아(우리은행)가 속공으로 2점을 추가해 승부를 갈랐다.
3점슛 대회에서는 박혜진(우리은행)이 우승을 차지해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경산=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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