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굶주리는 이들이 먹을 수 있는데 드는 돈이 연간 15조원입니다. 1년에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돈으로 따져도 15조원입니다. 남는 곳에서 부족한 곳을 도우면 ‘남거나 모자라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의 공식 대외 원조기구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김운회(69) 주교(춘천교구장)는 18일 “세상에서 소외된 취약 계층, 장애인, 여성 등의 인권 행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지막 미션”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카리타스(사랑, 자선을 뜻하는 라틴어)는 전세계 200여 나라에서 활동하는 164개 회원 단체를 둔 국제 가톨릭 자선기구다. 해외 원조를 받던 한국 가톨릭교회가 이 기구의 구호활동에 참여한 것은 1979년. 주교회의 내 ‘인성회’가 국제 카리타스 정회원으로 인준 받으면서부터다. 그 뒤 간헐적으로 해외 긴급구호 지원을 하던 가톨릭은 93년부터 매년 1월 마지막 주일(올해는 27일) 2차 헌금을 해외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사용하기로 정했다. 2010년에는 재단법인으로 해외원조와 대북지원 사업을 맡는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도 설립했다. 한국 가톨릭교회가 이런 해외 원조 활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김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숨어서 일을 해와 가톨릭 내에서도 카리타스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헌금도 소중한 재원이지만 1만2,000명 회원의 후원금으로 주로 원조한다”고 말했다. 한국 카리타스는 지금까지 총 655개 사업에 300억여원을 지원했다. 지난 5년간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의 가난한 이웃을 위해 쓴 돈은 연평균 23억원. 갈수록 늘고 있어 지난해에는 34억원 정도를 지원했다. 회원들이 내는 매년 30억원 안팎의 후원금이 바탕이다.
김 이사장은 대북지원과 관련해 “지금 정부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며 “물건을 준비해 놓고도 전달하지 못한 적도 있었는데, 올해부터 숨통이 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카리타스의 올해 해외 원조 주제는 ‘물’. 사무총장 이종건 신부는 “케냐의 경우 2, 3년째 우기인데도 비가 안 왔고 저수지 파놓은 곳에 물이 없다”며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부는 이런 사막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래서 케냐, 에티오피아 등에서 급수 사업을 중심으로 한 농업개발, 자활 사업 등을 펼칠 계획이다.
조유빈 인턴기자(중앙대 법학 4년)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