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정계 뒷무대에서 쫓아내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후 주석이 시 총서기에게 국가주석직을 물려주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장 전 주석 세력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은 퇴임 후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후 주석과 정권 장악을 공고히 하려는 시 총서기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양측이 제휴를 맺었으며 이에 장 전 주석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홍콩 잡지 동향(動向) 최신호를 인용해 19일 분석했다. 후 주석과 시 총서기는 1일 전국정치협상회의 신년 하례식에서도 다정히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 제휴설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11월 18차 당대회에서 장 전 주석의 반대로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한 후 주석 측근 왕양(汪洋) 전 광둥(廣東)성 서기와 리위안차오(李源潮) 당 정치국 위원이 3월 전인대에서 국무원과 전인대의 요직을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는 시 총서기가 장 전 주석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홍콩 잡지 쟁명(爭鳴) 최신호가 전했다.
시 총서기와 장 전 주석의 껄끄러운 관계는 최근 여러 차례 관측됐다. 시 총서기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공산당 업무 기풍 개선 조치를 통해 중앙의 통일된 계획 외 서적의 공개 출판 기념회, 제호·서문 작성을 금지했는데 이는 장 전 주석의 '출판 정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전 주석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 동안 네번이나 제호·서문 작성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하고 시 총서기 체제에 불만을 드러냈다.
장 전 주석은 후 주석 집권 시절 공식 석상에서 후 주석에 이은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예우를 받았지만 시 총서기 체제 하에서는 이런 특별 대우를 사양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검열에 항의해 파업했던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 사태 때도 시 총서기가 장 전 주석 계열 류윈산(劉云山) 정치국 상무위원이 담당하는 중앙선전부의 대응 방식을 질책해 갈등이 빚어졌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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