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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의혹 '선암사 원통전 관음불상' 이번엔 진실 밝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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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의혹 '선암사 원통전 관음불상' 이번엔 진실 밝혀지나?…

입력
2013.01.2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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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검찰의 '진품'판정에도 불구하고 가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태고종 선암사 '원통전 목조관음불상'이 재감정을 받게 됐다.

선암사 전 주지 지허 스님이 '원통전 관음불상은 위조불이며 진불은 지허가 빼돌렸다'고 주장한 경담 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심리 중인 광주지방법원 형사1부(재판장 박길성)는 지난 14일 열린 조정에서 "관음불상의 진위여부에 대해 재감정이 필요하다"는 피고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감정위원 선정과 감정방법은 원고와 피고 양측의 의견에 따라 법원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등 정부기관에서 인정, 추천하는 문화재 전문가의 감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감정은 개금, 옻칠, 복장물 상태를 살필 지질 전문가, 목불상 조각가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음불상은 지난 1996년 기도 중인 선암사 신도에 의해 모조불이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돼 당시 주지인 지허 스님에게 원불 대체를 요구해 97년 8월쯤 대체됐다. 하지만 2004년 일부 재적승들이 지속적으로 가짜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 대검찰청, 감사원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진위논란이 시작됐다.

수사에 착수한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 2005년 1월25일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등에 근거 불상이 최근에 조성된 모조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위조 의혹을 제기한 측은 불상의 높이, 개금 상태, 목질의 종류 및 상태, 종이 지질 등을 무시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탄소측정만을 근거해 결론지은 부실 감정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선암사 도록에 수록된 불상과 현재의 불상은 얼굴 형태, 눈과 귀의 각도, 목의 주름살 숫자, 호리병의 크기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목질과 복장물도 현대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관음불상은 전남 순천 선암사 성보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으며 얼굴과 몸통 등 10군데 이상 금이간 상태다. 선암사 내분사태까지로 번졌던 원통전 관음불상 논란이 사건 종결 8년 만에 법원이 재감정을 결정해 또다시 재점화되면서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암사 문화재 찾기 운동을 하고 있는 도월 스님은 "늦었지만 사법부가 재감정을 결정한 것은 다행이다"며 "꼭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통전 관음불상은 조선 현종 원년(1660년) 경잠, 경준, 문정 삼대사가 초창해 숙종 24년(1698년) 호암대사가 중수했고, 영조 35년(1759년)에 화재로 전소됐다가 순조 24년(1824년)에 해붕, 눌암, 익종 삼대사가 중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향나무로 제작된 높이 75㎝, 어깨 너비 34㎝, 무릎 높이 13㎝인 관음불상은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전문가에 따르면 수억원을 호가하는 국보급 문화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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