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의 슈바이처’고 이태석 신부를 기리는 캠페인으로 모인 학용품이 이르면 이달 말에 수단으로 향한다. 수단은 아직도 많은 어린이들이 종이와 펜 대신 흙 바닥에 나뭇가지와 손가락을 이용해 공부하고 있다.
경남 통영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3주 동안 벌인 ‘수단 펜 보내기’ 2차 캠페인에서 모인 과일상자 1,500개 분량의 학용품 선별 작업을 마치고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아프리카 수단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학교, 기업, 종교단체, 동호회 등을 통해 전국에서 답지한 학용품은 펜 84상자 7만3,000자루를 비롯해 연필 91상자(8만7,000자루), 노트 256상자(3만7,000권), 크레파스 121상자(4,000개), 책가방 73상자(870개), 지우개 21상자(1만8,000개) 등 1,500상자에 달했다.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복지관의 김혜진(32) 주임은 “2011년 첫 캠페인 때 2개월 동안 모았던 물량을 이번에는 3주 만에 거의 채웠다”며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이으려는 사람들이 그 사이에 더 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접수된 학용품 중 실제 아프리카로 가는 배에 실리는 물건은 절반 수준인 750상자. 운송 도중 말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사인펜이나 물감, 잉크 등이 적지 않은 데다, 금방 폐기 처분될 펜이나 고장 난 필기구를 골라내면 수단으로 보낼 수 있는 학용품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 캠페인은 2011년 복지관이 직원 연수 때 이 신부의 삶과 죽음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상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영화에는 수단의 어린이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 ‘펜을 주세요’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나왔고 그것이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김 주임은 “더 많은 사람들이 캠페인에 참여해 더 많은 수단 친구들이 마음껏 공부하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지관은 11월 ‘수단 펜 보내기’ 3차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통영=강성명기자 sm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