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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돈·지식 결핍 이웃들 챙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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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돈·지식 결핍 이웃들 챙겨요"

입력
2013.01.2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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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빼빼로 데이'(11월11일), 많은 10대들이 친구들과 막대 초콜릿과자 선물을 주고 받으며 즐기는 동안 문학소녀ㆍ소년 20여명이 강원 원주시를 찾았다. 소설 의 작가 고(故) 박경리 선생의 자취를 돌아보기 위해서다. 1만1,438.4㎡ 부지에는 박 선생이 살던 옛집과 정원, 집필실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거리를 걷다 보면 북카페도 나온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 사실 이곳을 찾은 20여명은 몸이 불편해 평소에는 책으로만 세상을 경험했던 장애인들이다. 교보생명 임직원들이 휠체어를 밀며 이들의 다리가 되어준 덕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문학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여행에 참여했던 한 아이는 "책으로만 접했던 세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니 정말 즐거웠어요. 몸은 불편하지만 잘 이겨내서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문학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10여 년 전부터 사회공헌을 시작한 교보생명은 이웃들의 건강과 돈, 지식의 결핍을 채워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이 세가지가 부족하면 어려움에 노출되기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봉사활동의 씨앗은 2002년 12월 '교보다솜이 사회봉사단' 창단으로 처음 뿌려졌다. 회사가 강제한 것도 아닌데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삼삼오오 모였다. 직원들은 소외된 어린이들과 결연을 맺고 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 당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대부분 장학사업이나 기부에 쏠려 있던 것을 감안하면 교보생명은 일찍부터 '따뜻한 금융'을 실천한 셈이다. 봉사의 씨앗이 잘 여문 덕에 10년이 지난 현재 교보생명에는 소규모 자원봉사팀이 220여개나 된다. 또 봉사활동 참여인원은 1만1,800여명에 이른다.

교보생명은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간병서비스가 주 업무인 '다솜이재단'이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1호 사회적기업'으로 정부 인증을 받은 것.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며 수익도 창출해 지속가능한 공익활동을 펼치는 기업이다.

다솜이재단은 여성 가장들이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고, 저소득층 환자에게는 무료 간병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2003년 20명이던 간병인이 매년 증가해 현재는 270여명으로 늘었다. 서비스 지역도 서울에서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으로 확대됐다. 그 동안 무료 간병서비스를 받은 환자는 1만7,000여명에 이른다.

교보생명은 2011년 2호 사회적기업도 배출했다. 55세 이상의 은퇴노인을 전문 숲해설가로 육성하는 '숲자라미'다. 운영비와 인건비 등은 교보생명이 부담하고 숲해설가 선발과 교육 등은 생태지도자협회에서 맡고 있다. 숲자라미를 거친 이들은 대부분 60세 전후 교사, 공무원 출신들이다. 숲자라미는 일자리창출과 환경보호라는 중요한 가치를 적절히 조화시킨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보생명 측은 "지난 9년간 3,000여명의 은퇴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100만명이 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들로부터 생태체험교육을 받았다"며 "기업의 선심성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적으로 노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둥이(미숙아)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는 '다솜이 작은숨결 살리기'도 교보생명만의 독특한 사회공헌활동이다.

교보생명 컨설턴트 6,000여명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만들어가는 이른둥이 지원사업은 출산 직후 입원치료비부터 건강한 성장을 위한 재활치료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지원 자금은 교보생명 컨설턴트들이 매월 자신의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자발적으로 내고 이 금액만큼 회사가 또 지원하는 '매칭펀드' 방식으로 마련한다. 2004년 9월부터 지금껏 1,300여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기부 참여자들은 지난달 산타 복장을 하고 이른둥이 가정 45곳을 방문해 선물과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시각장애인용 소리책(음성도서)에 참여하는 등 각종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임직원과 함께 김용택 시인의 '그래서 당신' 등 5편의 시를 낭송, 녹음했다. 이 소리책은 두 달 뒤 서울 서대문구 영광시각장애인모바일점자도서관에 기증됐다. 시각장애인들이 이 소리책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끔 맞춤형 스마트폰 앱도 제작될 예정이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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