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평가위원장으로 내정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18일 "민주당의 과오나 자기중심주의, 기득권 집착 등이 대선 패인이라는 다양한 주장에 대해 정직하고 공정하게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검증되지 않은 직관적 주장이나 갖가지 설에 기대지 않고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책임 소재를 규명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대선 기간 안철수 전 후보의 국정자문단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공식 평가도 주목된다. 한 교수는 "안 후보의 지원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도와 줄)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는 의견도 있다"며 "두 가지 주장을 같은 선에 놓고 (단일화에) 어떤 결함이 작동했는지 정확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대선 평가의 원칙에 대해"당의 계파나 이념을 떠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평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민주당 노선이나 정체성에 대해서는 "이념의 관점에서 여러 주관적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합리적 토론을 통해 정체성을 발전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민주당을 견고히 받치는 핵심 지지 세력과 유연한 지지 세력, 주변화된 세력, 국민 일반 등 다양한 사회집단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먼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말까지 위원장을 포함해 9~10명으로 구성되는 위원회 인선을 마치고 다음주 초부터 본격적으로 위원회를 가동할 방침이다. 대선평가위원회 부위원장에는 전병헌 의원이 내정됐다. 한 교수는 "평가의 엄정성과 공정성을 지키려면 복잡한 당내 사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에 당내 인사들이 결코 (평가위의) 주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외부 인사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를 정치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정 교수는 대선 기간 문재인 후보 선대위에서 새정치위원회 간사를 맡아 안 전 후보 측과 '새정치공동선언'을 작성하는 작업을 맡았었다. 정치혁신위 부위원장에는 이종걸 의원이 내정됐다. 민주당은 또 전당대회준비위원장에 김성곤 의원, 부위원장에 최규성 이상민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비대위 출범 6일 만에 3개 위원회의 골격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패배 평가 및 노선 재정립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와 비노, 주류와 비주류의 당권 경쟁이 가속화할 경우 비대위 활동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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