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강도 높은 부패 척결을 외치고 있지만 법의 망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부정을 저지르는 공무원이 여전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화통신은 18일 궈더린(郭德林) 산시(陝西)성 바이허(白河)현 서기가 시가 100만위안(약 1억7,000만원)의 초호화 차를 타고 다니는 게 인터넷에 폭로돼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20여만명의 바이허현은 농민 1인당 연간 수입이 4,000위안(약 68만원)에 불과, 중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한 곳이다. 궈 서기는 문제의 차가 아는 사업가로부터 빌린 것으로 곧바로 반납해 문제가 없다는 궤변을 내놨다.
최근 중국에선 이처럼 명백한 불법은 아니지만 법 규정의 취약성을 악용,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는 것을 차볜츄(擦邊球)란 신조어로 일컫고 있다. 차볜츄는 원래 탁구대의 모서리를 맞은 공을 가리키는 말로 '에지 볼(edge ball)'이라고도 한다. 신화통신은 "주민들을 위해 헌신하고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지방의 일인자가 일으킨 대표적 차볜츄 사건"이라며 "이런 차볜츄를 뿌리뽑기 위해 해당 규정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언니'란 뜻의 '팡제(房姐)'도 새로 등장한 용어다. 산시성 선무(神木)현 농촌상업은행 부행장이 무려 20여채의 주택을 갖고 있고 시가로 치면 10억위안(약 1,700억원)인 점을 빗댄 신조어다. '부동산 여동생'을 의미하는 '팡메이(房妹)', '부동산 삼촌'을 뜻하는 '팡수(房叔)'도 모두 집을 수십채씩 갖고 있는 공무원을 지칭하기 위해 새로 생긴 단어다.
한편 새 정부의 사정 한파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을 팔거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는 중국 부동산 업계의 자료를 인용, 지난달 베이징(北京)의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상하이(上海)의 지난해 11월 주택 거래량도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2만여 가구로 파악됐다. 이는 중국 새 지도부가 공직자 재산 신고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연합보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내부 문건을 인용, 지난해 11, 12월 중국에서 모두 238억9,000만달러(약 25조 2,000억원)가 해외에 밀반출됐다고 전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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