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구출 작전 하면 엔테베 작전이다. 1976년 7월 3일 이스라엘 특공대는 게릴라들에게 납치돼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 억류돼 있던 에어프랑스 여객기를 급습, 인질 260여명을 구출해 냈다. 작전 중 특공대장과 인질 3명이 희생됐지만 수송기로 4,000㎞를 날아가 적지나 다름 없는 곳에서 벌인 작전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기적 같은 성공이었다. 잘 훈련된 특수부대와 치밀한 정보수집, 완벽한 도상계획이 잘 어우러진 결과였다.
■ 1997년 독일 루푸트한자 여객기를 납치한 '란주트 인질극' 진압도 인질구출 작전 성공 사례로 꼽힌다. 독일 특공대는 비행기 동체와 날개에 폭탄으로 구멍을 뚫고 진입한 뒤 섬광탄을 터뜨려 납치범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인질 91명 전원을 구출했다. 2011년 1월 우리 해군 청해부대의 '아덴만의 여명'작전도 빼놓을 수 없다. 해군 UDT 대원들은 주도면밀한 작전으로 희생자 없이 해적들을 제압하고 인질 21명을 구출해 '엔테베 작전'을 닮았다는 찬사를 받았다.
■ 그러나 인질구출 작전은 성공보다 실패로 끝난 예가 더 많다. 1985년 이집트 특공대는 팔레스타인계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이집트 항공기 승객과 승무원 100여명의 구출에 나섰다가 최악의 실패를 맛봤다. 기내에 구멍을 뚫기 위해 사용한 폭탄의 양 조절에 실패해 많은 인질이 희생됐고, 범인과 인질을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 사격을 하는 어이 없는 실수도 저질렀다. 2004년 9월 러시아 북오세티야 공화국 베슬란의 공립학교 인질사태에서는 러시아군의 무리한 작전으로 330여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 17일 알제리 정부군이 벌인 어이없는 인질구출 작전도 역사에 남을 사례다. 알카에다 이슬람 무장세력이 납치한 외국인 인질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무차별 사격을 가해 범인들은 물론 인질도 30명 이상이 숨졌다는 보도다. 이번 인질사태는 말리 반군 진압에 나선 프랑스 군 전투기에 알제리가 영공을 열어준 것에 대한 보복이다. 민간인을 상대로 한 인질극에 쉽게 굴복해도 안되지만 치밀한 준비 없이 무턱대고 구출작전에 나서는 것도 답은 아니다.
이계성 수석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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