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3일(KBS2 밤 10.55)
쌍용자동차 해고 사태는 2,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20여명이 자살했고, 이를 지켜보던 동료들의 가슴은 갈가리 찢어졌다. 그 폭풍의 여파는 고스란히 가족들에게 들이닥쳤다.
이들의 상담을 맡았던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2011년 10월 평택역 인근에 '심리치유센터 와락'을 열었다. 가정불화, 우울감,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등으로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막아보자는 취지였다. 5,600여명이 낸 성금으로 설립된 '와락'에는 지금도 국내ㆍ외에서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가 날아들고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정아(40)씨는 2009년 남편의 해고 소식을 들었을 때 막내를 임신 중이었다. 출산 직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기저귀부터 분유까지 각종 후원 물품들을 보내왔다. 이씨는 "저 역시 세상 속에 숨어버리고 싶었지만 누군가 제 손을 잡아줘서 다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을 '와락' 껴안으려 한다. 암흑과 같은 현실을 딛고 일어서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큐 3일'이 전한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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