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학생이 탁구 국가대표 선발전 3승… 무서운 꼴찌 조승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학생이 탁구 국가대표 선발전 3승… 무서운 꼴찌 조승민

입력
2013.01.18 11:25
0 0

"유남규와 유승민, '유'자 돌림이 금메달을 땄으니 유승민과 조승민, '승민' 돌림이 금맥을 캘 것이다." 탁구인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흥미로운 전망이다.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탁구 신동' 조승민(15ㆍ대전동산중)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승민은 18일 홍천종합체육관에서 끝난 2013 남녀탁구 상비군 선발전에 중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출전했다. 20명이 풀리그로 벌인 선발전에서 최하위(1명 기권)에 머물렀지만 한국 탁구의 희망을 밝혔다. 지난해 대한탁구협회 추천 자격으로 대표 선발전에 출전한 그는 현저한 기량 차를 드러내며 12전 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실력으로 1차 선발전(13승2패)을 통과한 뒤 2차 최종전에서 '3승(16패)'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형들에게 1-9로 뒤지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3-7까지 따라잡았다고 생각해요"라는 조승민의 얼굴에서 진지함이 묻어났다.

사실 더 많은 승수를 올릴 수 있었지만 체력적인 한계 탓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하루에 4, 5경기씩 일주일간 3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었던 터라 1차 선발전 때의 컨디션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는 "지금껏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많은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만약 1차 대회 때 체력이었다면 6,7승은 거뜬히 했을 거에요"라고 자신했다.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라 유심히 경기를 지켜보던 유남규 전 남자대표팀 감독은 "감각도 좋고 근성도 뛰어난 것 같다. 기본적인 자질이 좋으니 파워를 키우고 풋워크만 보완한다면 충분히 한국 탁구의 대들보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앙팡테리블'답게 욕심도 남달랐다. "형들이 차세대 주자 경쟁을 하고 있는데 저한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 남자 탁구는 런던 올림픽 은메달 쾌거의 주역인 오상은(KDB대우증권), 주세혁 유승민(이상 삼성생명)이 모두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정영식(KDB대우증권)과 김민석(KGC인삼공사) 등의 유망주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차세대 주자 경쟁에 조승민 자신도 합류할 수 있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유승민처럼 치고 싶어요"라는 조승민의 목표는 분명하다. 만리장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 풋워크 향상이 필수다. 스피드 보완을 위해 걸음걸이부터 바꾸고 있다. 조승민의 훈련을 돕고 있는 이철승 삼성생명 코치는 "(조)승민이의 풋워크 교정을 위해 걸을 때도 제자리에서 뛰는 것처럼 걸으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승민도 "스피드 향상을 위해 별도로 인터벌 훈련을 하고 있어요"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한탁구협회도 조승민의 성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현숙 협회 전무는 "조승민 선수가 비록 상비군 1군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어떻게 하든 대표팀 형들하고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특별 관리를 예고했다. 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 조용운은 아들 조승민을 스포츠 스타로 키우기 위해 이길 승(勝), 민첩할 민(敏)으로 이름부터 '운동 선수'처럼 지었다. 과연 한국 탁구가 '이름 덕'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