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내 개인 페이스북에,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이유로 개인적 신상을 공격받고 있는 유명작가 L선생을 두둔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L선생은 워낙 널리 알려진 셀러브리티여서 으레 유명세를 치르는 거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그를 공격하는 이들의 언어와 행태는 너무나도 졸렬하고 유치한 것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내 글에서 어떤 위로를 받았는지 L선생이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내 글을 소개한 모양이었다. 이후, 놀랍게도 내게도 공격의 글이 올라왔다. 그 중에는 내가 L선생에게 고용된 알바가 아니냐는 표현도 있었다.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처구니란, 맷돌의 손잡이를 가리키는 말인데 생각해보라 어처구니가 없다면 그 무거운 맷돌을 어떻게 돌릴 것인지를. 참으로 황당하고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최대한 정중하게 답변을 달았다. "저는 L선생님 알바가 아닙니다. 선생님 댁에 가본 적도 없고 무엇 하나 받은 게 없습니다. 이성적으로 컨트롤할 수준이 아니라면 비판 글은 올리시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고유한 이성의 사고 능력을 스스로 왜곡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을 비방하는 것은 아주 질이 나쁜 폭력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상대방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까지도 능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처구니가 언제나 맷돌 위에 달려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이성 역시 언제나 진실과 붙어 있어야 한다.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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