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나트륨(소다회) 생성과정의 부산물인 염화칼슘(CaCl2)이 제설제로 처음 사용된 것은 1969년 12월. 당시 서울시는 청계고가도로 입구 등에 염화칼슘을 처음 뿌렸다. 탁월한 제설효과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모래나 연탄재를 밀어내고 순식간에 전국 '제설계'를 평정했다.
원래 눈이 쌓이면 기온과 압력 때문에 어느 정도 녹는데, 이때 염화칼슘이 물과 반응, 열을 내고 주변의 눈을 계속 녹이게 된다. 더욱이 염화칼슘이 섞인 물의 빙점이 영하 50도 아래로 떨어져 얼지 않고 공기 중의 수분까지 흡수한다. 염화칼슘을 뿌린 도로가 질퍽거리는 이유다.
하지만 산화작용에 따른 금속 부식성이 강력해 콘크리트 철근이나 철판으로 된 차량에 녹을 슬게 한다. 또 도로에 뿌리면 아스팔트의 결합력을 떨어뜨려 연약한 상태로 만드는 작용을 한다. 오고 가는 차량의 하중으로 인해 아스팔트가 패는 포트홀(Pot hole)이 빈번하게 생기는 이유다.
또 암모니아 공법으로 만들어지는 염화칼슘은 제조과정에 악취 등 공해가 발생해 민원이 엄청나게 쏟아져 국내 공장들은 거의 문을 닫았다. 국내 염화칼슘 제조 원조인 OCI 관계자는 "제설용 염화칼슘이 연간 15만~20만 톤이 필요하지만 국내 생산량은 4만여톤에 불과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입되는 염화칼슘은 대부분 중국산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모두 5만7,477톤(767만여 달러)을 수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나 많다.
염화칼슘 부작용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공식적으로 추산된 게 없다. 문성호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염화칼슘을 많이 뿌리면 역삼투압 현상으로 가로수나 나무의 수분을 빼앗아 말라 죽게 하고 염화칼슘 가루가 먼지와 섞여 호흡기 질환도 일으킬 수 있다"며 "염화칼슘 사용에 따른 직ㆍ간접적 비용은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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