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판에 러시앤캐시 돌풍이 불고 있다. 잔잔하던 미풍이 조금씩 커져 모든 걸 집어삼킬 듯한 태풍으로 변하고 있다. 2012~13 NH농협 V리그 남자부에서 초반 8연패를 벗어나 최근 8경기에서 7승1패를 기록,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러시앤캐시(7승9패ㆍ승점 20)는 어느새 플레이오프 티켓이 걸려있는 3위 LIG손해보험(승점 28)을 추격하고 있다. 사령탑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둔 4위 대한항공(승점 26)도 이제는 결코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호철 매직’ 바람을 이끌고 있는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은 “아직까지 플레이오프에 대한 욕심은 없다”면서도 “계속해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시즌 막판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러시앤캐시는 올스타브레이크 기간 동안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이탈리아에서 김 감독이 평소 친분이 있던 안드레아 토토 피지컬 트레이너가 입국, 녹초가 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졌다. 레프트 안준찬이 “온 몸에 알이 다 베길 정도로 힘들었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몸만 어느 정도 제대로 되고 분위기만 딱 잡힌다면 후반기 막판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러시앤캐시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까지는 메인 스폰서인 러시앤캐시의 당근 정책이 컸다. 1경기 승리 시 선수단 전체에 1,000만원이라는 승리수당을 걸었고 선수들이 연승을 거두면서 획득하는 금액도 커졌다. 19일 홈 구장인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리는 LIG와의 경기에는 승리 수당이 평소의 2배가 됐다. 이는 러시앤캐시가 유일하게 못 이겨본 상대가 LIG기 때문이다. 센터 신영석은 “이상하게 LIG가 우리와 경기를 하면 날아다닌다. 승리 수당도 2배로 올랐고 홈에서 하는 경기기 때문에 반드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만약 러시앤캐시가 LIG에 승리하게 된다면 승점 차가 5점까지 좁혀져 PO 티켓의 향방은 더욱 알 수 없게 된다.
김 감독은 “5,6라운드에서 순위 싸움이 치열할 때 LIG를 이기면 상대가 큰 상처를 받을 것 같아 4라운드에 이겨야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운이 좀 따른다면 멋진 쇼를 한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준찬은 어느덧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해 “선수라면 당연히 욕심이 난다. 현재 팀 분위기가 좋은 만큼 반드시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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