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LCD 핵심기술에 대해 특허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LC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냉장고 등 주요 생산품목에서 삼성과 LG간 법정공방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5일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LCD 관련 특허 3건이 무효라는 특허무효 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10.1이 IPS(In-Plane Switching) LCD 제조와 관련한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에 맞서 이 특허 자체가 무효라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
문제가 된 3건의 특허는 패널 구조 및 설계에 관한 핵심특허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G가 지난해 12월 낸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검토해본 결과 이미 일본 히타치 등 해외 업체들이 동일 기술의 특허를 갖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일반 소송과 달리 특허소송은 전문적인 내용이기에 특허 심판원에 특허 무효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특허심판은 특허분쟁을 해결하는 준사법 절차로 특허심판원이 사실상 1심 법원의 역할을 한다.
삼성과 LG는 지난해부터 치열한 특허 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9월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OLED 기술과 관련해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자 같은 달 LG는 OLED 특허 7건과 관련한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 이에 삼성이 다시 LG를 상대로 작년 11월 OLED 특허 7건의 무효심판을 청구하고 지난달 특허 7건의 침해소송을 내자 LG는 갤럭시노트 특허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맞섰다.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두 국내기업의 싸움이 '브레이크 없는 대결'로 이어지자 급기야 정부까지 중재에 나섰다. 지식경제부는 18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다음주에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차례로 불러 화해를 유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싸움이 확전될 경우 협력사에까지 소송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정부가 화해를 중재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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