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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거치며 수정… 백지화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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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거치며 수정… 백지화 되기도

입력
2013.01.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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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권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조직 개편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예외 없이 상당 부분 수정됐다. 국회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인수위 생각과는 다른 여야의 의견이 반영되고, 폐지 예정 부처 등의 강한 반발도 영향을 미쳐 내용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정부조직 개편이 이뤄지려면 관련법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인수위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심의에 이어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이라는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가 만든 17부3처17청의 정부조직 개편안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일정부분 바뀔 가능성이 크다. 당장 야당뿐 아니라 각 정부부처,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인수위 안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정부 인수위는 2008년 1월16일 '작고 유능한 정부'라는 기치하에 당시 18부4처18청인 정부 조직을 13부2처17청으로 바꾸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통일부와 여성가족부 등 5개 부처를 폐지, 흡수 통합하는 안이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통일부와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놓고 첨예한 논란이 벌어졌다. 야당은 특히 통일부 폐지에 강력 반발했다. 여야간 진통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 시사로 신ㆍ구 정권 충돌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여야 원내대표 등 '6인 협상'을 가동해 겨우 타협에 이르렀다.

당시 인수위는 외교통상부와 통일부를 합쳐 외교통일부로 하려 했으나 국회에서 통일부 폐지를 백지화해 그대로 유지했다. 또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합쳐 보건복지여성부를 만들려 했으나 여성계의반발 등으로 여성부는 존치됐고 가족 기능이 보건복지부로 이양돼 보건복지가족부가 탄생했다. 인수위가 만든 인재과학부라는 명칭은 교육과학기술부로 바뀌었다.

노무현정부는 2003년 2월 출범 당시 김대중정부의 정부조직을 그대로 이어받아 인수위가 별도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2005년 2월 정부가 일부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성부를 여성가족부로 개편하는 것은 원안대로 처리됐지만 재정경제부, 외교통상부,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에 복수차관제를 도입하는 규정은 삭제됐다. 또 건설교통부를 국토교통부로 이름을 바꾸려 했으나 그대로 유지됐다.

1998년 2월 김대중정부 인수위가 낸 정부조직 개편안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수정됐다. 기획예산처를 신설하려 했으나 무산되고, 대신 기획예산위원회와 재정경제부 산하 예산청 신설로 대체됐다. 해양수산부를 폐지하려 했으나 그대로 유지됐고, 해양경찰청과 경찰청 통합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대통령 소속 중앙인사위원회 신설안도 무산됐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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