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실리나 세력, 어느 쪽도 부족함이 없어서 바둑이 이대로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그렇다고 흑에게 달리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일단 1, 3으로 큰 곳을 차지하며 추격을 시작했지만 이 정도로는 도저히 역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박정환이 좌상귀에서 10으로 비마끝내기를 했을 때 이창호가 11~15로 처리한 건 사실 약간 위험한 응수다. 원래는 처럼 처리하는 게 정수다. 하지만 그러면 흑이 한 집 손해다. 그래서 이창호가 최대한 버틴 것이지만 당장 백이 1로 단수 치면 대마의 생사가 걸린 엄청난 패싸움이 벌어진다.
그러나 박정환이 바둑도 유리한데 괜히 위험하게 패를 할 필요가 없다. 그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다른 곳을 두자 결국은 이창호가 25로 가일수할 수밖에 없다. 이로써 모든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이제는 잘 해야 반면 승부라는 게 윤현석 9단의 귀띔이다. 이창호가 잠시 후 돌을 거뒀다. 192수 끝, 백 불계승.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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