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메이저대회는 물론이고 개인종목을 통틀어 최다 상금을 내건 호주오픈 테니스가 올해로 101주년을 맞이했다.
1905년 개막돼 1,2차 세계대전을 제외하고 단 한해도 거르지 않은(1986년은 대회가 열리지 않았지만 개최시기 변경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 호주오픈은 지구 남반구에서 열리는 유일한 메이저 스포츠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호주오픈의 의미를 스타 탄생의 산실로 평가한다. 2000년대로 무대를 좁혀도 조 윌프레도 송가(2008), 마르코스 바그다티스(2006), 라이너 슈틀러(2003), 아르노 클레멘트(2001)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2008년까지 거의 무명이던 송가는 라파엘 나달을 꺾고 결승까지 올라 단숨에 거물로 거듭났다. 송가는 노박 조코비치에게 우승컵을 내줬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 톱10반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주오픈은 이 밖에도 수많은 진기명기를 토해내면서 자신의 진가를 테니스사에 고딕체로 아로새겼다. 가장 상징적인 대목은 상금이다. 2013년 호주오픈은 총상금이 3,000만 호주달러(338억원)에 우승상금 243만호주달러(27억3,000만원)에 이른다. 단식 본선 1회전 대진표에 이름만 걸쳐도 2만7,600호주달러(3,100만원)를 챙길 수 있는 노다지다. 그러나 1905년 1회 대회땐 챔피언 상금이 10기니에 불과했다. 기니는 영국의 옛 화폐단위로 현재가치로 따져도 1기니는 1.05파운드에 해당한다. 원화로 1,777원 안팎으로 우승상금 10기니는 2만원에도 못 미친 셈이다.
역대 최다 남녀단식 우승은 로이 에머슨(6회)과 마가렛 코트(11회)의 몫이다. 이들은 또 최다 연패(連覇)자에도 각각 5회와 7회로 수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한 1968년 오픈시대 이후론 앤드리 애거시와 로저 페더러가 나란히 4회로 타이를 이뤘고 여자부는 서리나 윌리엄스가 5회다. 연패자도 남자 단식은 페더러와 조코비치 등 10명이 2연패에 그친 반면 여자 단식은 마르티나 힝기스 등 5명이 3연패에 성공했다.
최연소ㆍ최고령 남자 단식 우승자는 켄 로스웰이 모두 차지했다. 로스웰은 53년 18세2개월과 72년 37세2개월의 나이로 챔피언에 올랐다. 여자부는 힝기스의 16세4개월(97년)과 델마 롱의 35세8개월(54년)이다. 101년을 통틀어 왼손잡이 챔피언은 남(10)녀(2) 합해 12명에 불과했다. 1번 시드를 배정받고도 1회전에서 탈락한 '억수로 재수없는' 경우는 딱 2번 있었다. 2002년 레이튼 휴이트와 79년 버지니아 루지치(루마니아)가 불명예를 안았다.
남자부 최장 경기시간은 지난해 5시간53분 대하 드라마를 쓴 조코비치와 나달의 결승전. 여자부는 2011년 4라운드에서 스베틀라나 쿠츠네코바와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의 4시간44분 혈투였다. 2008년 휴이트와 바그다티스가 맞붙어 오전 4시34분에 마침표를 찍은 사투가 가장 늦게 끝난 경기로 조사됐다.
한편 호주오픈 공인 윌슨 라켓은 지난해 리스트링(줄을 다시 조이는 것)된 것만 3,300개에 달했는데 이때 사용된 스트링 줄을 모두 늘어뜨리면 42㎞에 이르렀다. 매일 100여개의 라켓이 리스트링 됐는데 나달의 경우 결승(7경기)까지 57개의 라켓을 리스트링해 이 부문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공인구 '윌슨보이'도 5만개 이상 사용됐다. 이들 볼은 모두 팬들과 로컬 테니스 클럽등에 재판매 됐다. 공식 엄파이어(심판)와 라인퍼슨(선심)도 29개국에서 335명이 출전했고 볼키즈는 한국을 비롯해 20개국에서 370명이 참가했다. 지난해는 또 68만6,006명이 멜버른파크 경기장을 찾아 메이저대회 최다관중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이들이 구매한 최고 인기 상품은 타올로 1만1,000장이 판매됐다고 호주오픈 조직위측은 밝혔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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