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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항공산업 부패·안전불감 낱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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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항공산업 부패·안전불감 낱낱이

입력
2013.01.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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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민간항공사 LAPA에서 파일럿으로 일하는 '티'는 기장이 된 첫날부터 기본적인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는 회사의 운영 방식에 분노한다. 상관에게 안전점검 시정을 요구하고 공군에 항의 편지를 보내지만 돌아오는 것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공군의 사과 요구다. 티는 이에 굴하지 않고 수익만 따지는 회사에 안전 조치 강화를 요구하다 제재를 당하고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받는다.

정신 이상이라는 이유로 비행 금지 명령을 받은 티는 사고 위험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제출한다. 보고서가 언론에 유출되면서 티는 많은 것을 잃게 되고 결국 사랑하는 여인과도 헤어지게 된다. 얼마 후 비행기 추락 사고가 일어나자 담당 검사는 티의 보고서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지만 그 역시 살해 위협을 받게 된다.

18일 밤 12시(19일 자정) EBS '금요극장'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는 영화 '위스키 로미오 줄루'(2004)는 아르헨티나 항공산업을 둘러싼 잘못된 정책과 안전불감증에 빠진 채 수익만 추구하는 항공사의 탐욕, 부패한 정부 관료 체제를 비판한다. 실제로 LAPA에서 파일럿으로 11년간 근무했던 엔리케 피녜이로 감독이 주연까지 맡아 스스로 겪었던 일을 극화했다. 항공사와 정부, 관련 전문가들을 비판하는 영화인 탓에 상당 부분의 촬영을 비밀리에 진행했다고 한다.

대중적인 극영화의 방식으로 사건을 알리려 했던 피녜이로 감독은 비행기 사고 현장 필름을 영화에 삽입해 사실성을 더했다. 감독은 자신이 홀로 위험을 경고하며 싸울 때 자신을 위협했던 많은 책임자들이 후에 어떻게 법적인 처벌을 받았는지 자막과 함께 당시의 뉴스 필름을 편집해 보여 준다.

피녜이로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인 이 영화의 제목은 LAPA-3142기 추락 사고를 지칭하는 항공 약어다. 2004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돼 호평 받았고 아르헨티나 비평가협회 영화상에서 7개 부문을 수상했다. 15세 이상.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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