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히 이리로 오라'는 말을 영어로 한다. 한 명은 'Come here quickly' 또 한 명은 'Be here now'라고 말한다. 둘 다 어법상 맞는 것이지만 후자가 원어민 영어다. '가다' '오다'를 go와 come으로 쓰는 것은 가고 오는 동작을 언급할 뿐 현장에 도착한다는 의미는 적다. 그래서 '내일 여기에 또 올 거냐'는 말을 'Will you be here tomorrow?'라고 말한다.
여기 친구가 밤늦게 전화를 하는 대화가 있다.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보니 돈이 부족한데 와서 계산 좀 해 달라고 한다. 어느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A: Hey, friend, I'm in Jim's bar, but short of some cash. Can you come and take care of this for me? B: Sure, man. Just hang around. I'll be there in a minute.
A: 어이 친구, 술집인데 현금이 좀 부족해. 와서 해결 좀 해 줄 수 있겠어?
B: 그럼, 꼼짝 말고 있어. 그리로 금방 갈 테니까.
이 대화에서 관심 가는 것은 '그 쪽으로 가겠다'는 말을 'I'll go there'라고 말하지 않는 점이다. 초보자가 현지에 가서 일상 대화 중 come, go, arrive 같은 동작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be 등을 사용하는데 보통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가령 '너 어제 여기 왔었니?'라는 질문도 'Did you come here?'보다는 'Were you here yesterday?'라고 묻는데 이 자리에 오지 않았다라고 할 때에도 'I didn't come'이 아니라 'I wasn't here'라고 말한다. 내일 다시 오라는 말도 'Can you be here again?'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 대화에서도 be동사가 come, go 등과 대비되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A: Were you at Jane's barbecue? B: Yeah. I was there 'til at least 1 a.m. Where were you? A: I must have come before you got there. I had to leave early.
'Were you there?' 뿐만 아니라 'Will you be there?'도 마찬가지다. 가령 'I'll be there!'라고 말하면 그 곳에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가는 동작은 자동으로 포함된다. 영어가 논리 언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쉬운 말을 좋아하는 현대 영어의 특성상 이런 구어체 용법은 더욱 확대되고 있고 나이든 사람에게 구어체 영어가 오히려 어렵다는 사실은 이러한 쉬운 말의 다양한 용도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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