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한반도 주변 4강 국가 중 중국에 가장 먼저 특사단을 파견하기로 함에 따라 외교가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박 당선인이 전통적으로 미국을 중시했던 외교에서 벗어나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이 22일부터 24일까지 새누리당 김무성 전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단장으로 심윤조 조원진 의원과 한석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구성된 특사단을 중국에 파견하기로 했다"면서 "특사단은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특사 파견과 관련, "한중간 우호관계를 확인하면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서 안보 문제를 포함해 여러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특사 파견 순서에 특별한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특사 파견은 지난 10일 장즈쥔(張志軍) 중국 정부 특사가 박 당선인에게 요청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미국도 정책협의단 구성을 요청해 서로 논의하는 단계"라고 말해 조만간 미국에 특사를 보낼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외교가 안팎에서는"한미동맹 강화에 무게를 뒀던 현정부와 달리 박근혜정부가 중국을 상당히 배려하려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박 당선인은 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중국 특사를 맡았고 중국 고위급 지도부 일부와도 인연을 이어왔다.
한편 박 당선인은 이날 통의동 집무실에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이끄는 미국 정부 대표단과 만나 "북한의 핵 개발은 용납할 수 없으며 단호히 대응하겠지만 대북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대화의 창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의 축하 서신을 전달한 뒤 "오바마 대통령이 박 당선인을 직접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은 캠벨 차관보와의 접견이 끝난 뒤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뽀로로 슈퍼썰매 대모험' 시사회에 참석, "뽀로로를 보면서 문화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된다"며 "문화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주력 산업이 되도록 정책적으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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