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7일 민주통합당에 정부조직 개편안을 설명하고 정부조직법에 대한 국회 처리 과정에서의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발표된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을 두고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방문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야당과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16일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과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이 17일 오전 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해 정부조직 개편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수위의 민주당 방문은 정부조직 개편안이 야당과 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발표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에 "정부 조직 개편은 반드시 충분한 조직 진단을 통해 전문가와 공무원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단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5일 발표 때까지 대다수 여야 의원들은 물론 해당 부처마저 개편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또 부처 업무보고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한 것도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 인수위에서도 부처 업무보고를 마친 뒤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처럼 밀어붙이기 식 개편안 발표에 대해 행정부 등 여권 내부에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는 가운데 야당은 야당대로 "사전 협의 없이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한 것은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자 인수위 측에서 부랴부랴 방문 일정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어제 발표된 정부조직 개편안은 큰 그림만 그린 것"이라며 "마지막 몇 가지가 확정되면 새누리당과 야당에 설명하고 국민에게도 설명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 부위원장은 "정부 업무보고가 끝나면 인수위는 일주일 가량 밤새워 논의, 토론을 할 것"이라며 "그런 과정이 끝난 뒤 당선인에게 첫 보고를 하고 내용이 확정되면 백서 등을 통해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날 방문은 민주당의 비대위 구성 이후 여야 지도부급 인사들이 처음으로 회동하는 것이어서 박 당선인과 야당과의 향후 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단순히 정부조직 개편안 설명 이외에도 국가지도자연석회의 등을 포함, 정부 출범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가 오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에서다.
박 당선인 측은 그 동안 국가지도자 연석회의와 관련, "민주당이 지도부 체제를 갖춘 다음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 대변인은 "연석회의 부분은 들은 바 없다"며 "정부조직개편안을 설명하는 것이 주된 의미가 될 것"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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