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떨한 표정과 수줍은 말투에서 새내기의 향기가 풍겼다. 코트에 서면 180도 변하는 이소영(19ㆍGS칼텍스)의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소영은 올 시즌 신인 중 유일하게 주전급 활약을 펼치며 GS칼텍스의 미래를 밝게 만들고 있다. 스타일도 '돌직구'다. 순조로운 프로 적응의 비결을 물으니 "요령 없이 그냥 때린다"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다. 지난 8일 강남대에 있는 GS칼텍스 훈련장에서 만난 이소영은 자신의 포부를 거침없이 밝히며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스폰지 같은 습득력 놀라워
이소영은 GS칼텍스 입단 전만 해도 평이한 점프 서브를 구사했다. 하지만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이 스파이크 서브를 주문하자 4일 만에 완성했다. 그리고 지난 13일 올스타전에서 '총알 서브'를 선보이며 '서브 퀸'에 당당히 등극했다. 이선구 감독은 "감각과 체질이 타고 났다. 알려주는 것을 바로바로 받아 들인다"고 칭찬했다. 습득력이 빠르다 보니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176㎝로 비교적 작은 키이지만 팔이 길어 이를 보완하고 있는 이소영은 "스윙 속도가 빠른 게 장점이다. 끌어 때리는 습성을 고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빨리 때릴 수 있을 것이다. 타점도 더 높게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소영은 팔이 어깨 아래쪽으로 처지지 않게 만들기 위해 힘을 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레프트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소영은 '제2의 장윤희'로 기대를 모은다. 이 감독은 "장윤희처럼 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이 있다. 배구 센스를 타고 났다"고 말했다.'제2의 장윤희'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이소영은 1990년대 여자배구 최고의 스타인 장윤희의 플레이를 본 적이 없다. 그는 "경기 장면을 찾을 수 없어 장윤희 선배가 어떤 플레이를 펼쳤는지 잘 모른다. 근영여고에서 한 번 인사를 나눈 적이 있는데 대선배와 비교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미소를 띠었다.
전반기 70점, 태극마크 꿈
이소영은 전반기 점수를 70점으로 매겼다. 신인이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음에도 평가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레프트로서 아직 서브 리시브가 불안하다. 2단 공격을 처리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믿음을 준 것 같다. 더욱 신뢰를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이 감독은 "수비도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 경험이 쌓이면 공수의 밸런스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소영은 작은 키는 '아킬레스건'이 아니라고 당당히 밝혔다. 사실 팔이 길고 스윙이 빠르기 때문에 180㎝대의 공격수들과 같은 높은 타점을 보인다. 부상자 베띠의 복귀로 앞으로 험난한 주전 경쟁이 예고되지만 특유의 자신감으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교체로 들어가도 잘 할 자신이 있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이소영은 태극 마크를 다는 꿈을 그리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신연경(IBK기업은행)과 비교됐던 그는 프로 기록에서 단연 앞서고 있다. 그러나 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꼭 (신)연경이한테는 이기고 싶다. 연경이의 경우는 청소년 대표팀에도 뽑히고 했는데 저는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다"며 "신인왕은 물론이고 기회가 된다면 태극마크를 다는 게 최고 목표"라고 강조했다.
용인=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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