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그 수만 많고 규모는 매우 영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경제규모에 비해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가 미국의 7배, 일본의 3배에 가깝다고 밝혔다. 전체 중소기업수는 미국이 641만개(2008년 기준), 일본 579만개(2009년 기준), 한국 312만개(2010년 기준) 순이지만, 국내총생산(GDP) 1억 달러당 중소기업 수로 보면 한국이 307개로 미국(45개)보다 6.8배, 일본(115개)보다는 2.7배 많았다.
그러나 영세 소상공인 비중 역시 선진국에 비해 높다. 종업원 수 '10인 미만' 소상공인 비중은 전체 사업체 가운데 무려 92.1%에 달해 일본(79.3%), 미국(61.6%)을 크게 웃돌았다. 상의 관계자는 "경제규모에 비해 국내 중소기업 수와 영세상공인 비율이 높은 건 창업이 활발하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창업 이후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창업한 뒤 5년 생존율은 고작 30.2%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경로가 막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11년간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는 119건에 그쳤고, 2008∼2010년엔 그 나마 기업수가 380개로 늘긴 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정부지원 연구기관의 성과물을 중소기업에 우선 이전하는 미국의 베이돌법(Bay-Dole Art)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면서 "차기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을 기치로 내건 만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겪는 애로를 해소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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