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인터넷 검색시장에 뛰어들었다. 전세계 10억명이 넘는 가입자가 만들어 내는 수천억 건의 정보를 보유한 SNS의 최강 페이스북의 등장으로,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검색시장에 대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판크 본사에서 열린 언론행사에서 SNS 기반의 신개념 검색엔진 '그래프서치(Graph Search)'를 공개했다.
지난해 5월 기업공개(IPO) 이후 페이스북은 별다른 서비스를 내놓지 않았고 이로 인해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때문에 이날 행사는 8개월만에 열리는 가장 큰 공개행사인데다, 페이스북측이 이달 초 현지 언론에 "와서 우리가 만든 것을 보라(Come and see what were building)"는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이메일 초대장까지 보냈던 터라, 전세계 IT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페이스북이 이날 야심차게 공개한 '그래프서치'는 기존 검색 서비스와 확연히 달랐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 등이 검색 시, 적합한 웹사이트를 찾아 주는 것과 달리 새 검색엔진은 가입자들이 페이스북에서 공유한 인물과 장소, 사진, 관심사 등에서 결과를 찾아준다. SNS가 정보의 기반이자 통로이기 때문인데, 가입자들이 '친구맺기'를 통해 확보한 약 1조건의 연결정보와 2,400억건의 콘텐츠는 그 자체가 거대한 정보의 바다라는 평가다.
구글식의 검색과 가장 큰 차이점은 검색어 입력 시, 몇 개 단어가 아닌 검색어를 조합한 하나의 문장을 입력할 때 가장 적합한 답을 준다는 점. 예를 들어 특정 지인을 찾을 때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함께 있는 친구들'이란 검색어를, 장소를 찾을 땐 '우리 가족이 방문했던 도시들'이란 문장을 입력하는 등 그야말로 '관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맞춤검색이 훨씬 용이하다.
사적 공간을 토대로 한 만큼 보안문제도 고려했다. 저커버그는 "개발단계부터 프라이버시 문제를 염두에 뒀고, 검색결과는 이미 공유된 내용에 한정했다"고 강조했다. 서비스는 당분간 정식출시 전 시험용 베타버전으로 제공된다. 언어는 영어 검색만 가능하다.
페이스북의 그래프서치가 기존 검색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구글이 66.7%를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빙(16.3%), 야후(12.2%), 애스크네트워크(3.0%), AOL(1.8%) 등이 잇고 있다.
시장에선 이용자 충성도가 높은 구글보다 나머지 회사들의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 "구글보다 빙이나 야후 등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상했다.
또 사생활에 밀접한 검색이 가능해진 만큼 타격은 지역 생활정보사이트나 비즈니스소셜네트워크 등에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페이스북의 발표 이후 생활정보사이트 '옐프'주가는 한때 8.5%나 급락하기도 했다.
반면 SNS기반이라 기존 검색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당장은 모바일에서 구현되지 않는 점도 한계로 지목됐다. 때문에 기대감 속에 한동안 상승세를 보이던 페이스북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2.74% 하락한 30.10달러를 기록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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