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표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은 국정기획조정분과 트로이카인 유민봉(성균관대 교수) 간사와 옥동석(인천대 교수) 강석훈(국회의원) 위원이 주도했다. 유 간사는 '총괄 정리'를 맡고 옥 위원은 '실무 책임', 강 위원은 '당선인의 공약 사항 전달'로 역할을 분담했다는 후문이다.
유 간사는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했지만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행정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학계를 선택했다. 행정고시 준비생들의 '바이블'로 역대 정부의 조직ㆍ집행ㆍ지원 등의 행정시스템을 다룬 '한국행정학'의 저자이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인수위 발탁 때부터 향후 5년 간의 행정부 골간을 짜는 임무를 부여 받은 것으로 해석됐다.
옥 위원은 삼청동 인수위로 출근하지 않고 모처에서 이번 개편안을 성안하는 등 사실상 조직 개편 업무를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간사도 14일 밤 11시가 넘어 옥 위원의 근무처를 찾는 등 수시로 만나 개편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 출신 인수위원으론 유일한 '토종 박사'(서울대)인 옥 위원은 박근혜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으로 대선 공약을 다듬었던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정부개혁추진단장으로 활동했다. 이미 이 때 '정부개혁 3.0' 공약을 입안하는 등 박 당선인과 교감 하에 정부조직 개편 초안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인수위 출범부터 조직개편안 발표까지 걸린 시간이 9일(17대 인수위 22일)에 불과한 것도 이런 사전 작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선 기간 박 당선인의 정책 공약을 총괄한 강 위원 역시 교수 출신(성신여대 경제학과)으로 박 당선인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다. 이번 개편안의 마지막 난관은 정보통신기술 전담 조직을 독립 부처로 할지 미래창조과학부 밑에 둘지 여부였다. 박 당선인은 지난 주말 복수안을 보고 받고 3,4일 간 고심 끝에 후자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개편안 관련 인수위 브리핑은 점심시간에 '오후 4시 예정'으로 전격 통보됐다가 오후 5시에 시작됐다. 지난 4일 인수위원 인선안도 오후 4시에 발표됐고, 11일 추가 전문ㆍ실무위원 발표도 오후 5시를 넘겼다. 관가나 정가의 브리핑이 관례적으로 오전 10시나 오후 2시에 열리는 것과 다르다. 정치권에선 "언론에 취재와 검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은 것으로 소통 부족을 또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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