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한 버스회사 차고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시내버스 수 십 대가 전소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15일 오전 3시2분쯤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영인운수의 버스차고지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주차돼 있던 시내버스 85대 중 30대가 전소하고, 8대는 일부가 불에 탔다. 대형 타이어 100여 개가 불길에 연달아 터지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폭발음이 컸다. 일부 버스는 타이어마저 녹아 내릴 정도였다. 또 영인운수 본사 3층 건물 997㎡ 중 360㎡와 집기류도 소실됐다.
회사건물 1층 숙직실에 당직 근무를 하다 화재를 최초로 목격해 신고한 정비사 전학봉(54)씨는 "갑자기 '펑'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와 보니 건물 앞 15m쯤에 주차돼 있던 버스에서 큰 불기둥이 치솟아 오른 뒤 순식간에 인접한 버스들에 불길이 옮겨 붙었다"며 "소방서에 신고한 뒤 정문으로 들어갔더니 최초 발화 지점에서 20m 떨어진 공터에 주차된 버스에서도 불이 나고 있었다"고 말했다.
화재신고를 받고 소방대원 176명, 소방차 57대가 출동해 불은 1시간 45분 만에 진화됐으며 소방당국은 15억여 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불이 나자 연락을 받고 달려온 운전기사 10명이 불이 붙지 않은 버스 47대를 다른 곳으로 옮겨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이 화재로 시내를 경유해 여의도와 영등포, 관악구 낙성대 쪽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 4개 노선(650, 6628, 6630, 662번)의 배차간격이 평소 5~15분에서 10~30분으로 지연돼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시는 강서ㆍ양천 공영차고지에 있는 예비차량 29대를 16일 4개 노선에 투입, 운행을 정상화할 예정이다.
경찰은 떨어져 있는 버스 두 대에서 동시에 화재가 발생했고 삽시간에 불이 번진 점 등으로 미뤄 방화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정문에서 차고지를 비추고 있던 CCTV 2대의 화질이 좋지 않아 시내버스에 설치된 블랙박스 3대도 분석하고 있다"며 "회사 불만이나 원인관계, 자연발화 등 다각적으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장재진기자 3j08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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