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자신의 학력이 업무에 필요한 것보다 과잉 상태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선임연구위원이 지난해 남자 35세ㆍ여자 32세 이하의 청년 재직자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6%가 업무수준이 학력보다 낮아 '학력 과잉'상태라고 응답했다. 학력과 업무수준이 일치한다는 응답은 59.7%, 학력이 업무수준에 부족하다는 응답은 3.7%였다. 또 자신의 직무능력(skill)이 업무수준보다 '과잉'이라고 한 응답자는 23.8% 였다. '학력ㆍ직무능력 이중 과잉'이라는 응답도 전체 응답자의 16.9%에 달했다.
'학력 과잉'이라고 응답한 집단의 평균 연봉은 2,933만원으로 '학력 일치'(3,164만원)와'학력 부족'(3,336만원) 집단에 비해 낮았다. 직무 만족도도 '학력 과잉' 집단이 5점 만점에 2.99로 가장 낮았다. 임 위원은 "'학력 과잉'이라고 답할 가능성은 여성보다 남성, 전문대졸보다는 대졸 이상, 공기업보다 민간기업 근무자, 300명 이상 직장보다 30명 이하의 직장일 경우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조사결과는 전반적으로 학력은 높지만 고학력에 걸맞은 일자리는 부족한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다. '학력 과잉'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스웨덴(0%), 핀란드(2%), 일본(14%), 영국(18%) 등 선진국들은 10명 중 2명을 넘지 않는다. 선진국들은 전체 일자리 중 대졸자가 갈 만한 일자리가 40% 정도인 반면, 한국은 20%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73%)인 대학 진학률을 낮추고, 엔지니어ㆍ관리직 등 대졸자가 갈만한 일자리를 더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임 위원은 "고학력 사회에 적합한 일자리 창출과 고급 인력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일터의 문화를 바꾸는 작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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