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가 방학 중 저소득층 학생 집으로 배달하는 점심 도시락이 부실한데다 그나마 주말이면 이틀치를 한번에 제공해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 천안시 동남구에 따르면 학교에서 급식을 받던 저소득층 학생들이 방학 기간 점심을 먹지 못하게 되자 지난달 17일부터 7개면 지역 아동 44명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락은 내용물이 극히 부실하고, 주말에는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치를 한꺼번에 배달하면서 찬밥으로 변모해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최근 천안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민원을 제기한 이모 군은 "처음부터 도시락은 형편없었고, 반찬도 부실했다"며 "식었지만 매일 점심 때 전에 배달이 와서 그냥 받아먹었다. 솔직히 밥이랑 반찬 1개 정도 먹을 만하고 나머지는 다 별 볼일 없는 식단이었다. 심지어 국은 매번 버렸다"고 했다. 이군은 또 "갑자기 토요일에 이틀치 도시락이 모두 배달돼 왔다. 토요일, 일요일 점심 대용으로 오는 도시락이 하루에 와 버리면 일요일엔 결국 먹지 말란 소리나 다름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군이 게시판에 함께 올린 사진에는 반찬으로 단무지 3조각, 김치 5, 6조각, 감자튀김 7,8개, 5분의 1가량이 잘려나간 귤 1개로 누가 보아도 부실하게 비쳤다.
그러나 도시락업체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도시락 견본사진은 실제 보다 훨씬 풍성해 학생들의 불만을 높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해당 급식업체에 개선하도록 조치했다"며 "구청과 각 읍·면·동에서 해당 업체 급식에 대한 모니터링과 점검을 수시로 하며 당일 도시락에 대한 사진을 매일 업체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시락업체 관계자는 "천안시 아동급식 1인당 지원 단가는 재료비, 포장비, 인건비, 배달비 등을 포함해 1식 4,000원으로 음식물 내용이 부실하게 보일 수 있다"며 "학생 가족이 주말에는 이틀치를 한꺼번에 배달을 부탁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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