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라 국내에 투자한 주식 매도가 16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는 악재가 되겠지만, 원화 강세 추세가 누그러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뱅가드는 지난해 10월 ‘이머징 마켓 인덱스 ETF’ 등 6개 인덱스펀드의 추종대상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증권거래(FTSE)로 변경키로 하고 10일 벤치마크 변경시 사용할 FTSE 트랜지션 지수(FTSE Transition Index)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 벤치마크인 MSCI 비중을 16일부터 낮추기 시작해 7월3일까지 모두 FTSE로 변경하게 된다. 현재 뱅가드 이머징 ETF 설정액은 60조원 가량으로 이중 우리나라 비중은 15%인 9조원(86억달러) 규모다. 하지만 새로 추종하게 될 FTSE에서는 우리나라가 신흥국이 아니라 선진국으로 분류돼 뱅가드 이머징 ETF에 편입된 우리나라 주식을 처분하게 된다. 뱅가드는 우리나라에 대한 비중을 매주 4%씩 단계적으로 줄여 나갈 예정이라 16일부터 매주 3,600억원 규모로 국내 주식 매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뱅가드의 주식 매도가 시작되면 국내 증시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윤제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인덱스 자금 속성상 분할 매도보다는 특정 시점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다만 한국 관련 다른 글로벌 펀드에는 외국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1,060원이 붕괴된 원ㆍ달러 환율에는 희소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뱅가드가 국내 주식 매도금액을 달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현기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86억달러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기에 원화 강세 현상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재로서는 환율 움직임을 좌우하는 것은 뱅가드보다는 당국의 환율 개입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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