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후보자 해명
"자녀교육 탓 이사 못해"
"집필 도운 연구관들과 회의 거쳐 단독명의로"
"협찬은 전혀 사실무근"
새누리, 공정검증 요구
"멀쩡한 사람 흡집내기 아니면 말고 식은 안돼"
민주통합당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20, 21일)를 앞두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헌법재판관 재직 시 표현의 자유나 친일 문제 등에 대한 보수적 판결로 인해 후보자 지명 당시부터 반발해온 민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조사 결과 공직자로서의 도덕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인사청문특위위원인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14일 이 후보자가 인천지법 부천지원장 시절 위장전입을 하며 주민등록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서울 송파구에 살던 가족들과 세대를 분리해 1995년 6월 본인만 분당에서 분양 받은 아파트로 위장 전입한 뒤 10월에 다시 송파구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1995년 10월 분당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다가 1997년 6월 가족과 함께 분당 아파트로 입주했다.
박 의원은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허위로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명백한 주민등록법 위반이자 사문서 위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자녀 교육 문제 때문에 이사를 바로 할 수 없었고, 분양 받은 아파트의 소유권 이전 등기를 위해 전입신고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가 당시 분당 아파트의 분양시 계약조건인 '당첨자, 계약자, 최초입주자가 동일인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당시 정부는 분당 등 신도시 투기를 막기 위해 임대가 아닌 실제 거주 목적의 입주자에게만 아파트를 분양하도록 계약조건을 제한했다.
민주당 최재천 의원은 이 후보자의 저작권법 위반 의혹도 제기했다. 이 후보자가 2011년 1월 출간한 이 다른 사람의 글을 상당 분량 엮은 저서인데도 편저나 공저로 하지 않고'이동흡 著(저)'로 표시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총 7장으로 구성된 내용 중 1장과 7장만 이 후보자가 직접 작성했고 나머지 국제회의 참석기 등은 헌법연구관들이 쓴 것"이라며 "저작권법상 성명 표시권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 측은 "당시 집필을 도와준 연구관들이 후보자의 대담 내용을 적거나 후보자의 동정을 정리한 수준이어서 단독 명의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해명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후보자가 2005년 수원지법원장 재직 당시 송년회 행사를 위해 '삼성에서 물품 협찬을 받아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 후보자는 직원들의 반대로 결국 협찬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 무근이다"고 부인했다. 이 후보자가 군법무관으로 입대한지 1년만인 1977년 2월 서울대 법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을 두고서도 '군 복무를 불성실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시절 긴급조치 1,2,9호 헌법소원 관련 주심으로 공개변론이 있은 뒤에도 1년 가까이 사건을 묵히고 방치한 채 퇴임했다"며 권력 눈치 보기 의혹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야당이 멀쩡한 사람을 흠집 내는데 막강한 것이 아니라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청문회를 하는데 막강한 검증팀이 되길 기대한다"며 "더 이상 '아니면 말고'식의 인사청문회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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