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60년 정통 야당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영등포당사에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일체의 기득권이나 정치생명에 연연하지 않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새 길을 찾기 위해서는 변명하거나 토를 달지 말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선평가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해 민주당의 잘못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찾을 것"이라며 "정치혁신위원회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도 바로 시작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의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비대위는 공식 업무를 시작한 이날부터 곧바로 '참회 행보'에 나섰다. 비대위원 전원과 현역 의원 40여명, 당직자 등 200여명은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뒤 국민을 향해 사죄의 뜻으로 삼배를 올렸다. 현충원 입구에는 "잘못했습니다. 거듭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문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열화와 같은 성원에 부응하지 못하고 정권교체에 실패했다. 혹독한 회초리를 들어 달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참석자들 모두 어둡고 비장한 표정이었다.
비대위원들은 회의를 마친 뒤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찾아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고, 이어 4ㆍ19 민주묘지를 방문해 재차 사죄의 삼배를 올렸다. 당 지도부는 15,16일 광주와 부산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직접 대선 패배에 대해 사죄하는 '회초리 투어'에 돌입한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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