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델리 버스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20대 여성이 목숨을 잃어 큰 파문을 불렀던 인도에서 최근 며칠 새 비슷한 수법의 집단 성폭행 사건이 전국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14일 인도 영자 일간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동부 웨스트벵갈주 알리푸르드와에서 출발해 수도 델리로 향하는 열차에 탔던 32세 주부가 만취한 남성들에게 끌려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 이 여성은 12일 아들(10), 친척 2명과 함께 열차를 타고 남편을 만나러 가던 중이었는데, 열차가 서행하는 과정에서 속이 좋지 않다며 잠깐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이튿날 하차지점에서 10㎞ 가량 떨어진 망고 과수원 나무에 목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여성의 옷가지가 현장에서 떨어진 지역에 버려져 있고 주변에서 술병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다수의 남성이 피해자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11일에는 북부 펀자브주에서 소형버스를 타고 가던 29세 주부가 버스 운전사를 포함한 남성 7명에게 성폭행 당했다. 이 여성은 친정에서 시댁으로 가던 중 변을 당했다. 경찰은 용의자 6명을 검거하고 마지막 용의자를 쫓고 있다. 또 북부 하리아나주에서는 동네 남성에게 성폭행당한 16세 소녀가 12일 분신자살을 시도했고, 같은 날 북서부 라자스탄주에서는 10대 소녀가 남성 2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인도에서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미흡한 여성인권, 치안부재, 가정폭력에 관대한 문화, 피해여성에 대한 적대적 분위기, 매우 느린 형사재판 절차 및 관대한 처벌 등을 지적했다.
이영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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