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철밥통 공기업' 청년 일자리 잡아먹는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철밥통 공기업' 청년 일자리 잡아먹는다

입력
2013.01.14 11:25
0 0

비정규직 차별, 청년 실업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2000년대 중반 이후에도 우리나라 공공부문에서는 정규직 위주의 '철밥통 인사관행'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민간기업 대비 임금 및 인력구조가 크게 왜곡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조세연구원이 내놓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공공기관 고용정책 방향'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공부문 효율성 강화를 명분으로 '정원 통제'가 이뤄지면서, 공공부문 정규직 가운데 20대 비중이 민간 기업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기존 정규직 자리 보전을 위해 신규채용을 줄여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간의 경우 전체 정규직 가운데 25세와 30세 연령의 비율(2011년 기준)이 각각 2%와 3.8%에 달한 반면, 공공부문에서는 0.7%와 2.6% 내외에 불과했다.

공공부문은 정규직 신규 채용이 중단된 뒤 부족한 인력은 비정규직 채용으로 메웠다. 30~40대 정규직 직원들이 하던 업무에 인력이 부족해지면 20대 신규채용을 하면서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워 넣은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20대 비중이 20.7%에 머물지만, 공공기관에서는 20대가 37.1%를 차지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30대 연령층 비중도 32.2%에 달하는데, 이 역시 전체 평균(19.4%)보다 1.5배 높은 수준이다. 반면 '철밥통 인사관행'의 보호를 받고 있는 40대와 50대 연령층에서는 비정규직 비율이 민간기업의 2분의1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이들 40, 50대 정규직들은 민간 기업에 종사하는 또래 근로자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보장받고 있다. 조세연구원이 노동부 통계(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ㆍ2011년)를 분석한 결과,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민간기업에서는 47세를 정점으로 평균 임금 하락세가 뚜렷했으나 공공부문에서는 60세까지 평균 임금이 줄곧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조세연구원 라영재 경영평가연구팀장은 "민간 대기업의 경우 업무 성적이 낮은 인력에 대한 퇴출이 수시로 일어나기 때문에 40대 중반 이후에는 지속적인 임금 상승이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공공부문에서는 업무 효율과 관계없이 근속년수가 높으면 연봉이 저절로 높아지는 호봉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세연구원은 조직 고령화에 따른 이 같은 비효율을 완화하고 신규채용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공기업에 '임금 피크제'의 광범위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라 팀장은 "실증 분석 결과, 전체 근로자의 총 임금이 변화하지 않는 범위에서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면 절약된 인건비로 신규채용이 확대되고 결국 민간기업보다 훨씬 낮은 20~30대 연령층 비율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미 일본의 경우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55세부터 60세 정년까지의 기본급 상승을 정지시키는 노사간 사회적 타협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